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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과학자들이 달 탐사선 창어(嫦娥) 5호가 가져온 달 토양 샘플에서 순수 탄소의 한 형태인 '그래핀'을 발견했다.지난 6월 25일 창어 6호가 달의 남극 뒷면에서 토양을 갖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한 지 하루 뒤에 전해진 소식이다.달 토양에서 그래핀이 발견됐다는 것은 달 기원에 대한 기존 학설을 새롭게 써야 할지도 모를 사건이라는데,그 의미는 무엇일까.
2020년 11월에 발사된 창어 5호는 달 북서부 '몽스 륌케르' 화산지대에 착륙했다.이 일대에서 로봇 팔과 드릴을 이용해 달 표면을 2m 깊이로 판 뒤 1731g의 토양 샘플을 채집해 지구로 가져왔다.몽스 륌케르 화산지대 토양은 약 12억년에서 13억년 전에 형성된 비교적 젊은 토양이다.따라서 이곳 토양을 연구하면 달 생성 이후의 후반기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전망했다.
중국은 1731g의 달 샘플 중 78g을 40개 기관,연금복권 720114개 연구팀에 분배했다.이를 분석해 주요 저널에 발표한 연구 논문은 70여개에 이른다.이 가운데는 새로운 광물질인 티타늄을 함유한 침전 입자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충돌설'로는 설명 안 되는 그래핀
중국 지린대학과 중국과학원 금속연구소,연금복권 720국가 심우주탐사연구소 등의 연구진 또한 가로 2.9㎜,세로 1.6㎜ 크기의 샘플을 분석했다.새로운 물질을 발견한다는 기대감을 갖고 정밀하게 분석해 나갔다.그 결과 달 토양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몇 겹의 그래핀(graphene)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그래핀은 연필심에 쓰이는 흑연의 구성 물질이다.연필심을 확대해서 보면 켜켜이 쌓인 얇은 판이 관찰된다.탄소원자들이 무수히 연결돼 육각형의 벌집 모양으로 수없이 쌓아올린 3차원 구조다.그래핀은 여기서 가장 얇게 한 겹을 떼어낸 것이라고 보면 된다.즉 탄소 원자 한 층이 6각형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두께 0.35㎚의 2차원 인공 나노물질이다.천연 물질은 적층(積層) 구조라는 점에서 다르다.
그래핀은 강도가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연금복권 720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한다.또 벌집 모양의 공간적 여유 때문에 생긴 신축성으로 늘리거나 접어도 전기전도성을 잃지 않는다.그래핀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이유다.
이렇듯 귀중한 그래핀을 중국 연구진은 달 샘플에서 어떻게 찾아냈을까.연구진은 먼저 특수 분광기를 사용했다.분광기는 물질이 방출하거나 흡수하는 빛의 스펙트럼을 계측하는 장치다.그 결과 탄소가 풍부한 부분에서 그래핀 형성과 밀접하게 연관된 철 화합물이 발견됐다.
이를 토대로 다시 고배율 현미경과 라만 스펙트럼을 활용했다.이는 빛을 사용해 분자운동을 생성하고 나중에 이러한 상호작용을 해석해 샘플을 화학적으로 분석한다는 의미다.이때 연구진은 달 토양에서 검출된 흑연 탄소가 2〜7겹의 그래핀 층으로 구성돼 있음을 확인했다.
달의 토양에서 천연 그래핀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물론 꿈의 신소재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더 특별한 것은 달의 기원에 관한 새로운 가설을 세우는 증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핀이 생성되려면 매우 높은 압력과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보통 인공 그래핀을 얻을 때도 약 1500°C의 고온 상태에서 열처리를 하여 형성한다.따라서 달에서 그래핀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달이 형성될 당시 고온 고압의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는 기존의 달 기원설에서 제시되는 환경과는 큰 차이가 있는 환경이다.
달 탄생에 관한 기존 가설 4가지
그렇다면 달의 탄생에 관한 기존의 가설이 설명하는 달의 환경은 어땠을까.달의 탄생을 설명하는 이론은 크게 4가지다.첫 가설은 1796년 프랑스의 수학자 라플라스가 주장한 '태양계가 생성될 당시 공간을 메운 성간 물질들이 뭉쳐 달이 동시에 탄생했다'는 '동시 기원설'이다.하지만 지구와 달을 구성하는 원소의 비율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었다.지구와 달이 함께 생겨났다면 원소의 구성성분비가 비슷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1878년 찰스 다윈의 아들 조지 다윈이 주장한 '분리설'이다.액체 불덩어리 상태의 지구가 빠르게 회전하다가 원심력에 의해 거대한 혹이 생겼고 이것이 떨어져 나와 달이 됐다는 설이다.하지만 달의 밀도가 지구의 60% 수준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힘을 잃었다.
또 태양계 바깥 어딘가에서 만들어진 달이 지구 가까이 지나치다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에 붙잡혀 위성이 되었다는 1900년대의 '포획설'이다.이 설이 맞는다면 두 천체의 성분이 완전히 달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달의 기원에 관한 가설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는 거대 충돌설이다.약 45억년 전 지구를 향해 날아온 원시 행성 '테이아'가 원시 지구와 부딪쳤을 때 떨어져 나온 파편이 지구 둘레를 돌면서 지구 중력으로 다시 뭉쳐져 달이 됐다는 이론이다.
근거는 달에서 가져온 월석(月石)이다.천문학자들이 달 암석 여러 개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약 45억년 전에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었다.지구가 탄생한 시기와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또 달 암석이 지구 땅속에 있는 오래된 암석과 성분이 아주 비슷했다.이는 충돌로 지구와 달의 성분이 섞였다는 의미로,거대 충돌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된다.최근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영국 더럼대 연구진이 슈퍼컴퓨터로 지금과 똑같은 가상의 달을 만든 다음 지구와 테이아와의 충돌 모의실험을 해 달이 만들어진 사실을 확인했다.이를 통해 충돌설에 무게가 더욱 실렸다.
그러나 이번 중국 연구진의 연구 결과는 충돌설마저 뒤집힐 가능성을 제시했다.달에 토착 탄소가 존재한다는 것은 지구와의 충돌로 생긴 게 아니기 때문이다.연구진의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내셔널 사이언스 리뷰'에 실렸다.
한편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한 중국 우주탐사선 '창어 6호'는 53일 동안의 임무를 마치고 지난 6월 25일 지구로 복귀했다.이 샘플들도 다양한 과학연구팀에 분배되어 달의 기원 등을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달의 뒷면에는 원시 달의 모습과 운석·소행성 충돌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창어 6호가 가져온 암석 샘플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명확한 달의 기원 데이터를 얻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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