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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회수출,관세 장벽 뚫는 중국의 칼
15일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많이 듬비야디(BYD)는 지난 8일 유럽 대륙에 인접한 튀르기예와 10억달러(약 1조4천억원)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협약을 맺었다.이 회사는 중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업체다.비야디에 이어 상하이자동차,많이 듬창청자동차,많이 듬체리자동차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튀르키예에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이를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잃지 않기 위한 중국 회사들의 전략으로 바라본다.유럽연합이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고율(최대 47.6%)의 관세를 부과키로 한 데 따라 튀르키예에 생산기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유럽 시장에 우회 수출을 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튀르기예는 지리적으로 유럽시장과 맞닿아 있다.비야디와 튀르기예의 협약도 공교롭게 유럽연합의 관세 정책 발표 사흘 뒤에 체결됐다.
중국의 이런 전략은 미국 시장을 겨냥해서도 이뤄지고 있다.유럽의 우회 수출 생산기지가 튀르기예라면 미국 시장의 우회 수출 기지는 멕시코다.멕시코는 미국·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어 대미 수출 관세가 낮다.비야디는 지난 5월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100%로 끌어올리기로 한 직후 멕시코 공장 신설을 서두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미국의 100% 관세 정책은 오는 8월 시행된다.
중국은 미국과 다른 유럽연합의 이해관계도 파고드는 모양새다.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독일 등 유럽 완성차 업체의 비중이 큰 터라 유럽은 미국에 견줘 중국의 보복에 취약한 위치에 서 있다.지난해 말 기준 폴크스바겐 등 중국 내 독일 완성차의 점유율은 18%에 이른다.미국 완성차는 테슬라 외에는 중국 시장에서 뚜렷한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100% 관세 정책을 펴는 것에 견줘 유럽연합이 이보다는 소극적인 수준의 관세 장벽을 쌓은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실제 중국산 비야디 완성차에 부과하는 유럽연합의 관세율은 27.4%에 그친다.
상대적으로 허약한 유럽 경제도 중국 완성차 업체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은 0%대에 머물고 있다.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도 빠르게 줄고 있다.이 때문에 유럽연합은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면서도 관련 업체들의 역내 투자 및 생산은 환영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미국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현지 투자 및 생산을 강력하게 차단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풍경이다.비야디는 헝가리에,많이 듬체리자동차는 스페인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아름 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유럽연합은 미국과 달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면서도 관련 업체들의 역내 생산 및 투자는 막지 못하고 있다.오히려 일부 국가는 투자를 유도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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