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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희경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 비대위원장
"의사는 사직할 자유도 없나,대한민국 u23집단휴진은 마지막 몸부림" 6월11일 오후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강희경 위원장이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시사저널 임준선 
"의사는 사직할 자유도 없는가."
3개월간 계속된 의·정 갈등이 끝내 '총파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강희경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며 6월17일 예고된 비대위의 무기한 전면휴진 결정을 재차 강조했다.일각에선 내년도 의대 증원이 확정된 상황에서 집단휴진을 통해 교수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되풀이되고 있는 '강 대 강' 대치에 "집단 이기주의" 등 환자들의 비판도 쏟아진다.
6월11일 시사저널과 인터뷰한 강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눈물을 흘리면서 "죄송하다"하며 휴진을 결의한 이유를 전했다.비대위 측에서 논의한 요구안은 크게 두 가지로,사직할 자유 등 의사들의 기본권 보장과 의료정책을 논의할 의·정협의체 구성이다.다음은 강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의사 기본권 보장과 의·정협의체 마련 요구"
집단휴진을 결의한 이유가 무엇인가.
"의사들의 직장 선택의 자유 등 자기결정권을 존중받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다.정부가 전공의에 대해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진료 유지' '업무개시명령' 등 행정명령을 철회했지만,저희가 원하는 건 '철회'가 아닌 '취소'다.정부가 '철회'를 결정한 건 지난 3개월간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여전히 행정명령에 불응한 범법자 신세라는 의미다.복귀해도 다시는 집단행동에 참여할 수 없다.전공의들이 양심에 따라 행동할 자유가 없는데 병원에 돌아올 수 있겠는가.돌아와도 여전히 바뀐 게 전혀 없지 않은가."
'철회'와 '취소',대한민국 u23의사들도 그간 두 단어를 혼용해 왔다.
"정부의 용어와 저희가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가 많이 달랐다.(행정명령 철회 발표 이후) 정부 관계자에 재확인해 보니 복귀한 전공의가 다시 집단행동을 할 경우 (명령을) 재개하겠다는 것이었다.이후 (6월9일) 한덕수 총리가 '복귀 전공의에 행정처분 포함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발표해 그 부분은 해결됐다.그러나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에 대해선 '행정처분 계획이 없다'고 할 뿐 이들이 안전할 것이란 답변은 어떠한 경로로도 듣지 못했다."
결의문 내용 중 "(정부가)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시적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전면휴진할 것"라는 내용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내년도 의대 모집정원이 확정된 상황에서 정부에 요구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가.
"그 부분에 대해 비대위에서 꾸려본 안은 크게 두 가지다.의사 기본권 보장과 의·정협의체 구성이다.최종 합의는 전체 교수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우선,의사의 '사직할 권리'를 빼앗는 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어떤 의사든 정부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행동을 한 이유로 기본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것 아닌가.또 2020년 이후 휴지 조각이 된 의·정협의체를 다시 구성해 의료 문제 파악부터 재검토해야 한다.추가적으로,전공의 안전보장 의·정 상설협의체도 구성해야 한다.무엇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본다."
비대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휴진 동참 응답자는 전체 교수 중 34%(1475명 중 513명)에 불과하다.실제 휴진에 동참하는 규모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가.
"잘 모르겠다.환자를 보지 않는 기초 교수나 설문조사 당시 시간상 참여하지 못한 교수들도 포함한다면 최소 50% 이상 (전체 휴진에) 동참한다고 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대위는 휴진 기간 동안 무엇을 할 계획인가.
"'의료 전문가'로서 부족했던 책무를 채워나갈 예정이다.심포지엄을 열어 의료정책을 공부하고,(교수들 개별적으로는) 그간 시간상 못 갔던 병원 내부 교육도 받을 생각이다.아울러 정부 관계자들과 문자나 전화 등 물밑 작업은 계속하고 있다.특히 수가 체계 등 정부의 시책과 관련해선 (휴진 기간에) 관계자들과 연락하는 것도 고려해 보겠다."
집단휴진에 대해 환자들 사이에선 "집단 이기주의" 등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체 휴진이라고 해서 교수들이 병원을 떠나는 게 아니다.제시간 계속 출퇴근할 예정이다.휴진 기간에도 응급실과 중증환자실에 환자가 오면 가서 (환자를) 볼 것이며,제 입원 환자도 직접 볼 것이다.'환자 곁을 지켜 달라'는 정부의 요구에도 전혀 거리낌이 없다.정규 외래와 수술을 멈출 뿐 환자 곁을 떠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무기한 집단휴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최소한의 복귀 마지노선이 있는가.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꼭 필요한 환자분들의 진료는 물론 계속하겠지만,만약 환자 피해가 발생할 상황이 되면 (휴진을 마치고) 돌아가겠다."
위급 상황이 생기면 바로 복귀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6월17일부터 무기한 전체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한 교수가 응급의료센터 앞을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정책 강행하고 의사에게 상처 준 정부…대국민 사과해야"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집단휴진을 허가하지 않는다며 '휴진 불허' 발표문을 냈다.이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김영태 병원장 입장에선 당연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이미 (전공의 이탈로) 병원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교수들의 무기한 집단휴진에 따른 (추가) 피해도 있을 것이다.다만,교수에게도 의사 표시의 자유가 있지 않은가.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사태가)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휴진은 타 병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의사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은 물론 기본권 박탈에 대한 분노가 쌓였을 것이다.'의사는 자유도 없냐'는 절망의 표출이라고 본다.어쩌면 다들 (총파업을) '언제 하나' '왜 안 하나'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대한의사협회가 6월18일 '총파업'을 예고했다.비대위 차원에서 이에 가담할 계획이 있는가.
"비대위 교수들도 의협 회원이기에 각자 투표를 했다.지난 촛불집회처럼 개별적으로는 각 교수들의 판단대로 할 것이다.단 비대위 차원에서 단체로 움직일지에 대해선 아직 논의해 보지 못했다."
의·정 갈등에 대한 출구 전략은 무엇인가.집단휴진 외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이미 확정된 내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앞으로라도 제대로 하자'는 입장이다.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 4가지 방안에서 (의대 증원 외에) 남은 정책의 방향은 '올바른 의료'와 상당히 부합한다고 본다.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에서도 그간 의료계가 오랫동안 주장한 안건을 상당히 반영하고 있다.그러나 핵심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임상 의사 등 현장 의료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의·정협의체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그에 앞서 정부는 성급한 정책 추진과 의료계에 상처를 남긴 점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아울러 의사로서도 국민께 혼란을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