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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0일 서울국제도서전 코엑스 개최
걸리버여행기 거짓·전쟁 없는 `후이늠` 주제
비참함 줄이고 미래행복 찾기 여정
19개국 185명 참여,K북 수출 큰장
독자·작가·출판사 교류 열기 뜨겁네
국내 최대 책 잔치‘서울국제도서전’이 올해 던진 화두다.26~30일 닷새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에서 열리는 이번 도서전의 주제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걸리버 여행기’(1726)에 등장하는‘후이늠’(Houyhnhnm)이다.후이늠은 불신과 거짓말,전쟁 같은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세상으로,2024년 우리의 시선 안으로 끌고 온다.300년 전 작품이지만 후이늠은 지금 우리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이성적·상식적으로 완벽한‘후이늠’의 세상을 만들면 우리는 전쟁을 그칠 수 있을까.유능한 인공지능(AI)은 우리 미래에‘후이늠’이 되어 줄 것인가.후이늠의 세계가 해법이 아니라면,우리는 어떤 미래를 그려야 하는가.이것이 올해 도서전의 질문이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우리 앞에 닥친 중요한 문제들을 놓치지 않고 다뤄왔다.올해 역시 후이늠을 주제로 다양한 시각에서 세상을 탐구하고 통찰해 볼 강연과 전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주최 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에 따르면 올해 66회째인 도서전에는 19개국 452개 출판사(국내 330·해외 122)가 참여해 전시,부대행사,강연,세미나 등 450여 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참여 작가와 연사는 185명(국내 151명·해외 34명)에 달한다.
도서전 첫날인 26일에는 걸리버 여행기를 김연수 작가의 입말로 다시 쓰고 강혜숙 작가의 그림을 더해 새롭게 해석한 주제 도서‘걸리버 유람기’를 처음 선보인다.올해 초 집필 제안을 받은 김 작가는 걸리버 여행기 3부(라퓨타)와 4부(후이늠)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2024년 한국판 유람기를 썼다.두 작가는 이 책의 의미와 작업 과정 등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김연수 작가는 “오래전 멸망했을 인간 사회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점에서 역설적으로 희망적”이라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실마리를 찾으러‘다시 쓴’작품”이라고 말했다.
주제 전시에서는 3개 카테고리로 후이늠을 사유할 수 있는 400권의 책을 모아 소개한다.주빈국은 사우디아라비아다.올해 도서전의 얼굴(홍보대사)은 걸리버와 2013년 제주 바다에 방사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다.동물과 생물도 법적인 권리를 지닌 법인격을 부여할 수 있는지 묻기 위함이다.
책을 읽는 독자,책 쓰는 작가,책을 만드는 출판사가 만나는 교류의 장이다.애서가들이라면 도서전을 놓칠 리 없다.도서전에서 처음 선보이는 새 책은 물론,출판사 굿즈는 잇템(it item)이다.지난해 도서전을 찾은 관람객 수는 13만명,2030세대 여성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매일 개장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고,강연과 사인회 등을 위해선‘오픈런’까지 펼쳐졌다.
도서전은 K(케이)컬처의 원천인‘K북’을 알리는 큰 장이기도 하다.출판계 관계자들은 “해외 출판사 및 에이전시와의 저작권 수출마켓 등이 열려 세계 출판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고 입을 모은다.문화관광체육부도 도서전과 연계해 24~26일 롯데호텔월드에서‘2024년 K북 저작권마켓’을 열고 있다.국내 출판사의 저작권과 지식재산권(IP) 수출 판로 개척을 위한 기업 간 거래(B2B) 행사다.올해는 해외 100개 출판기업에서 1250건의 수출 상담을 예약했다.
윤철호 출협 회장은 “이번 도서전은 (출판사) 회원들이 준 기부금과 회비,참가비 등으로 치러진다”며 “문화를 만드는 주체들이 적극적이고 창조적으로 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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