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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민 정서 자극해 13석 확보
인종차별적 발언 등으로 논란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영국 총선 결과 보수당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불만을 등에 업은 노동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한켠에서는 반(反) 이민 정서를 공략한 극우 정당 개혁당이 처음으로 총선을 통해 두자릿수의 의석을 확보했다.이들이 원내에서 반 이민 이슈를 내세울 경우 영국의 정치판도 요동칠 전망이다.
영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현지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영국개혁당은 이날 나이절 패라지 대표를 포함해 13명의 당선자를 내는 것으로 예측됐다.
나이절 패라지 개혁당은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엄청나다”며 “기득권에 대한 반란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18년 브렉시트당이라는 이름으로 창당한 영국개혁당은 2019년 총선에서 하원의원 당선인을 내지 못했지만 리 앤더슨 하원의원이 올해 초 무슬림 비하 발언 논란으로 보수당을 탈당한 이후 영국개혁당에 입당해 처음으로 원내정당이 됐다.다만 총선을 통해 자력으로 의회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설계자’로 통하는 패라지 대표 자신도 8번째 시도 만에 하원의원 자리에 올랐다.선거기간 패라지 대표는 보수·노동 양당을 기득권으로 싸잡아 비난하면서 “영국개혁당이 노동당에 맞선 진짜 야당이 되겠다”거나 “영국 보수 우파 정치의 지형을 재편하겠다”고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예상보다 나은 결과 결과를 얻으면서 이 우익 포퓰리즘 정당에는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극우파로 통하는 영국개혁당이 원내 첫 진출에 두자릿수의 의석을 확보한 것은 14년 간 보수당 정권 하에서 악화된 경제에 대한 불만이 쌓인 결과라는 점에서 노동당의 압승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 국민들은 2010년 보수당 집권 이후 고물가,국민연금복권720의료와 철도 교통 등 공공 서비스 악화를 감내해야 했다.브렉시트 이후에도 2022년과 2023년에 유입된 이민자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일자리 불안과 이민자 지원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물가가 급등하고 실질 임금이 감소하는 등 영국인들의 삶의 질이 악화되자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과 이민 차단 등 급진적 정책을 주장하는 개혁당에 대한 지지가 늘었다.
영국개혁당과 패라지 대표는 총선 기간 친러 발언과 반 이민 행태를 이어가며 불만에 찬 유권자 표심을 파고들었다.
패라지 대표는 지난달 21일 BBC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EU가 계속 동쪽으로 확장하는 것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킬 명분을 줬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을 서방 동맹의 확장으로 돌렸다.
지난달 27일에는 에식스 클랙턴 지역의 영국개혁당 선거운동원들이 영국해협을 보트로 건너오는 이주민을 표적으로 삼아 사격연습을 하자거나 인도계인 수낵 총리를 향해 인종차별적 비속어를 쓰는 장면이 보도되기도 했다.
마리아 소볼류스카 맨체스터대 교수는 “영국개혁당은 반이민 플랫폼 위에 서 있고 반이민 정서를 파고들었다”며 선거 이후에는 본격적인 극우 행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