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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EV 트렌드코리아에 참가한 현대자동차.사진 제공=현대자동차
2024 EV 트렌드코리아에 참가한 현대자동차.사진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철강 회사라는 태생적 배경 덕분에 소재 개발은 물론 시설 투자,해외 진출 모두 현대차그룹과 한 몸처럼 움직인다.글로벌 경기와 업황 등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수익성을 극대화하기는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현대제철은 2022년 파업 등 생산차질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미국 조지아에 전기차 전용 가공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조지아 스틸서비스센터(SSC)는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법인에 차 강판을 공급할 계획이다.기아차의 조지아 공장도 인접한 까닭에 현대제철과 거래가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미국 현지 공장 코앞에 가공 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물류비 절감은 물론 재고 관리도 수월하다.

다만 이런 투자가 현대제철에 수익성까지 안겨줄지 확신하기 어렵다.현대제철이 비싼 가격에 강판을 넘기면 현대차 쪽은 마진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다.또 현대차에서 구매하는 족족 현대제철의 수익으로 꽂히기 때문에 수주 물량도 안정적이어야 한다.이런 딜레마 때문에 현대제철의 중국 법인이 고배를 마셨다.

 
하반기부터 현대차 조지아 공장에 강판 공급 
작년 현대제철이 해외 계열사와 거래를 통해 거둔 매출은 2조2270억원으로 집계됐다.같은 기간 국내 계열사와 거래 규모(2조661억원) 보다 더 컸다.현대 스틸 인디아 (3785억원),아시안컵 하극상현대스틸 USA(3404억원),현대스틸 아메리카(2194억원),현대스틸 아난타푸르(1664억원) 등이 대표적인 해외 계열사다.

현대제철의 해외 계열사와 거래는 국내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해외에 있는 현대제철 코일센터가 받아서 인접한 현대·기아차 공장 납품하는 방식이다.SSC라 불리는 코일센터는 출하된 강판을 수요가가 원하는 치수로 잘라 제공하는 가공 공장이다. 

현대·기아차 공장이 지어지면 현대제철도 따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현대제철의 해외 법인 실적도 완성차 판매량과 비례한다.실제 작년 현대차의 북미 판매량은 도매 14.2%,소매 10.9% 성장했다.인도 권역 내 도매 판매량은 9% 뛰었다.작년 현대제철과 미국,아시안컵 하극상인도 계열사간 거래가 빈번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현대스틸 조지아(Hyundai Steel Georgia)와 첫 거래가 성사될 전망이다.2022년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에 55억 달러(한화 7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공장 신설을 발표했다.그해 말 현대제철은 현대스틸 조지아 법인을 세우고 가공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총 8250만 달러(한화 1139억원)가 투입된 가공 공장은 9월 내로 준공된다. 

조지아 가공 공장은 올해 하반기 완공되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HMGMA,EV9을 생산하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 등과 지근거리에 있다.애틀랜타에 위치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도 가깝다.현대·기아차 납품에 최적의 조건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긴급하게 물량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가공 공장이 근처에 있으면 조달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자료 제공=현대제철
자료 제공=현대제철
 
현대차 의존도 양날의 검
'철에서부터 자동차까지' 밸류체인 측면에선 이런 해외 진출 전략이 양사에게 '윈-윈'이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공급망 리스크를 덜 수 있고,아시안컵 하극상현대제철은 수요처가 정해졌기 때문에 악성 재고 부담이 없다.그러나 상황이 급변하면 얘기는 달라진다.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현대제철의 중국 법인이 망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전 세계 최대 소비 시장으로 꼽히지만 사드 보복처럼 특수한 변수가 많아 수출 기업들이 애를 먹고 있다.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현대제철도 중국서 후퇴를 선언했다.베이징 법인(Hyundai Steel Beijing Process),아시안컵 하극상충칭 법인(Hyundai Steel Chongqing)을 매물로 내놨지만 1년째 인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매각 작업이 공회전 하는 동안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더 위축됐다.올해 1분기 중국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 수 감소했다.

국내에서 철판 가격 협상 때 양쪽이 줄다리기하듯이 해외에서 동일한 상황이 벌어진다.그렇기 때문에 현대·기아차 의존도는 양날의 검이다.업계 관계자는 "어느 한 쪽이 양보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통해 외형은 확대될 수 있으나 수익성 개선은 의문이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시 현대차향 공급을 우선으로 하되,외부로 공급선을 넓혀야 현대제철도 생존할 수 있다. 

기존 앨라배마,멕시코 등 미주 지역 가공 공장과 달리 이번 조지아 가공 공장은 전기차용 강판 공급이 목적이란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중장기적으로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전기차 소재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거래처 확보에 유리하다.

조지아 법인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연간 전기차 대수는 25만대로,아시안컵 하극상당장 현대차 공장 물량을 소화하기도 빠듯하다.다만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 외부 고객 수요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조지아 주는 미국 전역을 비행기로 2시간 이내 이동할 수 있고 항만 이용도 용이해 입지적 조건이 뛰어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기존에도 글로벌 완성차 대상 강판 판매량을 확대해 왔다"며 "조지아 공장의 가공 능력만 갖춰진다면 공급선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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