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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개관 후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매김
퐁피두 센터 오픈 앞두고 39년만에 폐관

2011년 63씨월드(현 아쿠아플라넷63)에서 아쿠아리스트가 피딩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2011년 63씨월드(현 아쿠아플라넷63)에서 아쿠아리스트가 피딩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국내 최초 아쿠아리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국내 최초 아쿠아리움 '아쿠아플라넷63'이 39년간의 영업을 마치고 지난 6월 30일 문을 닫았다.

아쿠아플라넷63은 지난 1985년 '63씨월드'라는 이름으로 개장한 국내 첫 아쿠아리움이다.이후에도 국내 곳곳에 많은 아쿠아리움이 문을 열었지만,국힙 월드컵아쿠아플라넷63은 최장수 아쿠아리움으로서 39년간 많은 사랑을 받았다.2016년 7월 리모델링의 거쳐 현재의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사실 현재의 아쿠아플라넷63은 더 이상 국내 최고의 아쿠아리움이라고 하기엔 어렵다.규모도 다른 곳과 비교하면 작은 편에 속한다.현재 서울 시내 최대 아쿠아리움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경우 5200톤 수조 규모로 650여 종,5만5000여 마리의 해양 생물이 살고 있다.반면 아쿠아플라넷63은 1000톤 규모로 최대 250여 종, 3만여 마리 규모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쿠아플라넷63은 국내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아쿠아리움으로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담고 있다.아쿠아플라넷63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고층 빌딩인 63빌딩 내 63스퀘어에 위치해 있어 서울을 방문하면 한번쯤 찾아가야 할 관광명소로 꼽혔다.

누구나 한번쯤 가족 여행,국힙 월드컵소풍,수학여행 등으로 아쿠아플라넷63에 방문해 추억을 쌓았고,한때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필수 방문코스이기도 했다.아쿠아플라넷63 개장 후 누적 방문객 수는 9000만명에 달한다. 그런 아쿠아플라넷63이 63스퀘어 별관 리모델링을 앞두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국내 첫 아쿠아리움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지난 6월 30일 63스퀘어를 찾았다.

폐관 앞두고 '인산인해'

이날 아쿠아플라넷63에는 마지막 영업의 아쉬움을 가진 방문객들이 방문하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오후 12시쯤 입구에는 이미 긴 줄이 형성돼있어 입장 전부터 대기를 해야했다.내부에서도 각 수조의 관람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북적였다.유모차를 가지고 온 고객들은 통로를 지나다니기 어려울 정도였다.

대부분의 관람객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었다. 연인 또는 친구와 방문한 관람객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많은 관람객들이 아쿠아플라넷63의 마지막 영업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모두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유치원생인 아들과 함께 방문한 A씨는 "오늘이 마지막 영업일이라고 들어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함께 왔다"며 "어렸을 적 소풍을 왔던 곳이라 추억이 많았는데 문을 닫는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6월 30일 아쿠아플라넷63에 방문한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 = 정혜인 기자 hij@
6월 30일 아쿠아플라넷63에 방문한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 = 정혜인 기자 hij@
아쿠아플라넷63은 해양생물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아가는 '아쿠아플라넷'이라는 가상의 행성이 콘셉트다.해파리를 볼 수 있는 '골든 미라클 존',국힙 월드컵거북이가 사는 '터틀 플라넷' 등 생물별로 각 구역을 나눠 이름 붙였다. 젊은 관람객이 많이 찾는 곳은 골든 미라클 존이었다.신비로운 빛깔의 해파리 수조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연인들이 많았다. 

남자친구와 이곳을 찾은 B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쿠아플라넷63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어렸을 적 부모님과 함께 왔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보니 다른 아쿠아리움보다 아담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최초 기록도 과거로

아쿠아플라넷63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지하(B2F)의 '펭귄 플라넷'과 인어공주 공연이 펼쳐지는 메인 수조였다.인어공주 공연은 국내 아쿠아리움의 대표 퍼포먼스로 꼽힌다. 이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곳이 바로 아쿠아플라넷63이다.아쿠아플라넷63은 1992년부터 국가대표 출신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들과 함께 인어공주 공연을 펼쳤다.현재는 제주를 제외한 아쿠아플라넷 전 지점에서 인어공주 공연을 선보인다.

이날도 인어공주 공연이 열리는 메인 수조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오전 10시 30분부터 한 시간마다 공연이 펼쳐졌다. 각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서야 했다.이날 오후 12시30분쯤에는 공연에 입장하지 못한 고객들이 메인수조 입구 앞에서 몰려들어 통로 이동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지난 6월 30일 아쿠아플라넷63에서 관람객들이 인어공주 공연을 보고 있다./ 사진=정혜인 기자 hij@
지난 6월 30일 아쿠아플라넷63에서 관람객들이 인어공주 공연을 보고 있다./ 사진=정혜인 기자 hij@
약 20분간 줄을 선 뒤 메인수조 앞에 자리를 잡고도 약 30분 정도를 더 기다려야 했지만,공연을 지켜본 관람객들의 만족도는 높았다.공연은 노래를 사랑하는 인어공주가 친구의 도움으로 용기를 얻어 오디션 프로그램에 가수로 데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공연이었지만 어른들도 인어공주의 손짓 하나하나에 환호로 화답했다.아들 부부,손녀와 인어공주 공연을 관람한 C씨는 "줄이 길었지만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해 한 시간을 기다렸다"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연이었다"고 평가했다.

메인수조 앞쪽의 펭귄 플라넷도 인기있는 장소였다.아쿠아플라넷63은 한때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극 임금펭귄을 만날 수 있는 아쿠아리움이었다.아쿠아플라넷63의 펭귄 플라넷은 다른 아쿠아리움보다 작은 규모였고 이제는 임금펭귄도 떠났지만,국힙 월드컵 귀여운 펭귄을 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마지막 주말의 관람객 수를 집계하기 전이지만 지난 28일까지 6월 관람객 수는 전달인 5월과 비교해 70% 이상 늘었다"며 "마지막 주말을 포함하면 관람객 증가율은 더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쿠아플라넷63의 자리에는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이 들어선다.한화문화재단이 내년을 목표로 이 미술관 오픈을 준비 중이다.아쿠아플라넷63의 해양 생물들은 일산, 광교, 여수, 제주 아쿠아플라넷으로 거처를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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