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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9000차례 에토미데이트 불법 투약 병원도 약사법 위반 첫 적용
경찰이 지난해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벌어진 이른바‘압구정 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주차 시비’사건에 연루된 병원 두 곳에 대한 추가 수사를 벌여 의사와 병원 관계자 등을 무더기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의원 2곳의 의사 2명과 병원 관계자 14명,복권위원회 로고투약자 26명 등 42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의사 2명의 재산 19억9775만 원에 대해서는 기소 전 추징 보전 결정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약물에 취해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가해자 신 모(28) 씨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 염 모 씨 등 병원 관계자 7명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8명에게 수면 마취제 계열의 마약류 4종을 불법 투약해주고 오·남용 점검과 수사에 대비해 진료기록을 수정한 혐의(의료법·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이 병원은 한 사람에게 하루 최대 10번까지 마약류를 투약해주면서 투약자가 지불할 돈이 없는 경우 지불 각서를 받고 외상을 해준 것으로 조사됐다.이렇게 549차례에 걸쳐 8억5900만 원을 벌어들였다.
경찰은 염 씨에 대해서는 롤스로이스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도 추가로 적용해 이날 함께 검찰로 넘겼다.경찰은 염 씨가 의료법 등에 규정된‘환자의 안전한 귀가 의무’를 다하지 않고 약물 운전이 예상되는 상태에서 신 씨를 퇴원시켜 사고가 났다고 판단했다.앞서 염 씨는 신 씨에게 마약류를 처방하고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3일 징역 17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다 시비가 붙은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홍 모(30) 씨에게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해 준 의사 A 씨 등 병원 관계자 9명도 약사법·보건범죄단속법 위반 혐의로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에토미데이트는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로,복권위원회 로고에토미데이트로 불법 투약 영업을 한 의사 등에 약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A 씨의 의원에서 수면 목적으로 병원을 찾은 75명에게 1회에 10만∼20만 원을 현금 또는 계좌 받은 뒤 수면 장소를 제공하고 에토미데이트를 투여해줬다.8921회에 걸쳐 에토미데이트 4만4122㎖를 투여해줬으며 12억5410만 원 상당이다.경찰은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로 지정된 프로포폴과 달리 에토미데이트는 전문의약품으로만 지정돼 있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는 적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찰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이들은 약 기운에 취한 상태로 추가 투약을 해달라며 의사 등에게 사정하며 빌기도 했다.투약자 중 1명은 하루 최대 56회 반복 투약을 하기도 했다.다만 에토미데이트 투약자들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없어 약사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