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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상급병원 중증환자 중심
복지부,젠토닐수도권 분원 설립 제동도 의대생들이 떠난 서울의 한 의과대학 열람실 의자에 주인 잃은 의사 가운이 걸려 있다.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의 95.5%는 11일 의대생 단체 설문조사에서 의사 국가시험 거부 의사를 밝혔다.연합뉴스앞으로 경증·중등증 환자는‘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를 비롯한 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기가 지금보다 어려워진다.초진을 받을 순 있지만 고난도 진료를 받지 않아도 될 환자로 판단되면 해당 상급종합병원과 연계된 진료 협력병원으로 가야 한다.또 경증·중등증 환자용 일반 병상이 5~15% 축소되는 등 중증 진료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이‘리셋’된다.상급종합병원은 입원환자 절반을 중증 환자로 채워야 하는 등 지정 요건이 까다로워진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경증 환자가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기형적 의료체계 대수술을 9월부터 착수한다고 11일 밝혔다.3년간 시범사업을 거쳐 제도화할 계획이다.전공의 의존도가 낮은‘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체질을 바꾸는 작업이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핵심은 일반 병상 축소다.지역과 중증 환자 진료 실적에 따라 일반 병상의 5~15%를 줄여 경증·중등증 진료량을 낮추고 중환자 병상 비중을 높인다.의사 집단행동으로 지난 2월부터 비상진료체계가 시행되면서 상급종합병원의 일반 병상 가동률이 평균 19% 감축됐다.
최대 15%가 축소되더라도 집단행동 이전보다는 적지만 지금보다는 조금 여유 있는 수준인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역 상급종합병원 중에는 해당 지역 중등증 이하 환자까지 모두 봐야 하는 곳도 있다.이 경우 병상 감축도를 완화하고 중증 환자 비중이 작더라도 지역 환자를 많이 보면 평가 점수를 보정해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은 본래 중증·응급 환자를 보도록 정부가 종합병원 중에서 지정한 의료기관이다.하지만 밀려드는 경증 환자 때문에 정작 고난도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들이 뒷전으로 밀려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진료 자체가 너무 많다 보니 전공의들도 소모적인 노동에 동원돼 수련에 집중하지 못했다.
정부는 줄어들 진료량에 맞춰‘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재편할 계획이다.전공의 의존도를 현재 40%에서 20% 수준으로 낮추고 전문의와 진료 지원(PA) 간호사로 팀을 짜서 의료의 질을 올린다.전공의는 수련에 집중한다.
현재 진료량을 유지한 상태에선 불가능하지만,젠토닐진료량이 줄고 전공의 일부가 복귀하면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판단했다.의료계에선 적어도 전공의의 30%가 돌아와야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본다.아무리 진료량을 줄여도 전문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을 추진하면 전문의 몸값만 올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다만 이상규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재정적으로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전문의 중심병원으로의 전환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중증 환자를 많이 봐야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다.지금은 입원환자 중 중증 비율이 34% 이상이어야 상급 종합병원이 될 수 있는데 단계적으로 50%까지 올릴 계획이다.또한 병상당 전문의 기준 신설도 검토한다.10개 병상당 21.7명꼴로 전문의를 배치한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과 달리 한국 상급종합병원은 10개 병상당 최대 4.8명에 불과하다‘상급종합병원’이란 명칭이 병원 서열화를 부른다는 지적이 있어‘중증,젠토닐고난도 진료’등 기능 중심으로 새 명칭도 정하기로 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은 “병상 5~15% 감축 정도론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30% 감축하고 외래는 중증·응급·희귀·암환자 추적 관찰 외에는 받으면 안 된다”고 제언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초진 결과 고난도 진료를 받지 않아도 될 환자로 판단된 경우에는 협력병원과 상급종합병원 의료진이 환자 진료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게 된다.상태가 악화되면 최대한 빨리 초진했던 상급종합병원에 진료 예약을 할 수 있도록‘패스트트랙’을 마련하기로 했다.진료 협력병원은 종합병원·병원급 중 진료 역량이 높은 곳을 지정한다.
진료량을 줄여도 상급종합병원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보상도 강화한다.중환자실·입원료 수가를 인상하고 전문의·간호사‘당직 수가’를 도입한다.응급 상황에 대비해 대기하는 비용을 건강보험 수가로 보상해 준다는 의미다.중등증 이하 환자를 진료 협력병원으로 회송한 병원에 더 많은 보상을 해 주고 진료 협력병원에 보낸 환자 관리에 드는 비용(진료협력지원금)도 지급한다.상급종합병원이 본연의 기능에 적합한 환자를 많이 볼수록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성과평가 인센티브도 도입한다.
정부는‘빅5’등이 수도권에 6600여 병상 규모의 분원을 지으려는 계획에도 제동을 걸었다.최근 각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과잉 병상 공급’이 우려되는 지역에 병상을 늘리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분원 등은 보건복지부 장관 승인을 받도록 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