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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길,K-오픈이노베이션]태림산업 오픈이노베이션 현장 가보니

[편집자주] AI(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기업이 필요로 하는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개방형 혁신)이 신경영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디지털 기술혁신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개별 기업이 가진 자원과 인프라만으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가 국내외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한국형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본다.
'재벌집 막내아들' 그 공장 알고보니.미래 먹거리 찾는 혁신 요람

기술보증기금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특화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가 진행한 오픈이노베이션(OI) 프로그램인 '태림 인사이트 트립'에서 참가자들이 자기 소개를 하고 있다.태림산업의 MDCG(Manufaturing D
기술보증기금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특화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가 진행한 오픈이노베이션(OI) 프로그램인 '태림 인사이트 트립'에서 참가자들이 자기 소개를 하고 있다.태림산업의 MDCG(Manufaturing Data Community Ground) 내부/사진=류준영 기자
지난 7일 오후,경상남도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위치한 태림산업의 MDCG(Manufaturing Data Community Ground).언뜻 보면 오래된 창고를 개조한 평범한 커뮤니티 공간이다.하지만 이곳 직원은 "미국 국제디자인공모전(MUSE DESIGN AWARDS) 등 글로벌 디자인어워드에서 3관왕을 차지한 곳"이라고 귀띔했다.

40년 된 창고의 철골 구조제를 유지한 채 세련된 외벽을 붙여 미래형 공장 느낌이 난다는 점에서 평단의 마음을 이끈 것일까.그게 전부는 아니란다.직원은 "AI(인공지능),triple a빅데이터와 같은 첨단기술을 실제 생산라인과 연계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기술 공급·수요기업이 언제든 한 공간에서 토론하고 새로운 R&D(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바로 이 자리에서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태림산업의 MDCG(Manufaturing Data Community Ground) 외부/사진=류준영 기자
태림산업의 MDCG(Manufaturing Data Community Ground) 외부/사진=류준영 기자
오경진 태림산업 대표이사에 따르면 MDCG엔 매년 국내외 기관,기업에서 대략 1000명이 다녀간다.최근엔 독일,세르비아에 있는 산업단지 관계자들이 견학차 들렀다고 했다.단지 스마트 제조시설뿐 아니라 대·중견기업,중소·벤처기업,스타트업 간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OI,개방형 혁신) 노하우를 얻기 위해서다.

기술보증기금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특화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도 이날 혁신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기보벤처캠프'에 선정된 14기를 대상으로 이곳에서 OI 프로그램인 '태림 인사이트 트립'을 진행했다.

1986년 설립된 지역 강소기업 태림산업은 주로 자동차 앞바퀴 회전축을 움직여 차량의 진행 방향을 조절하는 조향장치 부품을 생산해왔다.

이들 제품은 독일 완성차 메이커 BMW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세계 3대 자동차 부품사 보쉬,triple aZF 등에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오랜 명성을 전해 들은 한 TV 드라마 작가가 JTBC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그룹과 진도준(송준기)이 아진자동차를 인수하기 위해 신경전을 펼치는 장면의 공장신을 이곳에서 찍었다는 후문이다.

그런 태림산업이 핸들이 필요없는 '자율주행차'가 업계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혼란과 불안감에 휩싸인다.이때 태림산업 2세인 오경진씨(현 대표이사)가 2007년 부사장으로 합류,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전자식 조향장치 개발로 생산라인을 전환하고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화를 주도했다.

오 대표는 태림산업을 세운 부친과 다르게 사업을 크게 3가지 나눠 관리하는 '6대 3대 1의 법칙'을 지킨다고 했다.100의 에너지가 있다면 약 60%는 전자식 조향장치 생산과 같이 원래 하던 일,30%는 스마트공장 설계·구축과 같이 새로운 매출 발생이 가능한 유관 사업,나머지 10%는 사내벤처를 통해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이 모든 일을 OI와 같은 협업 형태로 추진하기 위해 인큐베이션센터 조직을 따로 두고 운영 중이다.

태림산업 사내벤처 1호가 개발한 '영구자석을 전기신호로 제어한 로봇손'을 시연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태림산업 사내벤처 1호가 개발한 '영구자석을 전기신호로 제어한 로봇손'을 시연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이영우 태림산업 인큐베이션센터장(책임연구원)은 "최근에도 음성 인식 온디바이스 기술을 가진 회사와 함께 몇 가지 정부 지원과제를 받아 도전 중"이라며 "OI를 통한 협업 성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게 우리 센터가 생긴 목적"이라고 말했다.

행사에서 태림사업은 사내벤처 1호가 개발한 '영구자석을 전기신호로 제어한 로봇손'을 선보였다.관계자는 "전기가 끊어져도 자력이 유지돼 안전성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참가사인 언더워터솔루션의 옥수석 대표가 큰 관심을 나타냈다.그는 "부두에 입항한 선박의 수중 선체 검사와 프로펠라 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전자석을 수중드론에 적용하면 보다 정확한 위치 지정이 가능해져 더 정밀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디피투알쓰리 이용복 대표는 '금속 3D 프린팅 분말 복원 시스템'을 태림산업에 알리고 협업포인트를 찾기 위해 참가신청서를 냈다.그는 "3D 프린팅 분말값이 고가여서 차량쪽과는 단가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아직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태림산업과 우리 제품을 적용할만한 분야를 함께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태림산업도 첨단소재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이 대표의 제안에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태림산업은 최근 OI를 통해 차량용 복합재 '판스프링'을 내놨다.기존 철재 보다 50% 이상 가벼운 데다 50만회 이상 접고 펴도 훼손되지 않고 승차감 향상,소음절감 효과 등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이영우 센터장은 "최근 경남 사천에 우주항공청이 들어섰다"면서 "OI를 통해 우주·항공 분야에 적합한 복합소재를 개발,triple a로켓·인공위성 시장 진출 기회를 엿볼 생각도 있다"고 했다.

수면 유도 천연식품을 만드는 굿대디의 홍지민 대표는 회사 간식 서비스 '스낵365'를 유통하는 삼백육십오와 태림산업 간 스마트공장 구축 협업 사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싶어 참가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에 따르면 식품 제조·유통 분야는 스마트공장 시스템 적용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분야다.하지만 스낵365처럼 다루는 제품 종류가 너무 많을 경우 이런 시스템 적용이 어렵다.상품의 일정한 크기와 무게가 확보돼야 자동 물류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홍 대표는 "스낵365가 취급하는 간식엔 다양한 크기의 음료뿐 아니라 쉽게 부서지는 비스킷 포장도 있다"며 "이런 제품들을 AI(인공지능)나 다양한 센서를 통해 어떻게 분류하고 처리하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기술보증기금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특화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가 진행한 OI 프로그램인 '태림 인사이트 트립'에서 참가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기술보증기금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특화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가 진행한 OI 프로그램인 '태림 인사이트 트립'에서 참가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기술보증기금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특화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가 진행한 OI 프로그램인 '태림 인사이트 트립'에서 이영우 태림산업 인큐베이션센터장(책임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차량용 복합재 '판스프링'을 설명하고
기술보증기금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특화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가 진행한 OI 프로그램인 '태림 인사이트 트립'에서 이영우 태림산업 인큐베이션센터장(책임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차량용 복합재 '판스프링'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불확실한 제조업 미래.돌파구는 경쟁자도 함께하는 개방형 혁신"
[인터뷰]태림산업 창업주 2세 오경진 대표

오경진 태림산업 대표이사/사진=류준영 기자
오경진 태림산업 대표이사/사진=류준영 기자
"창업자들을 만나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들기 위해 이런 공간을 만들었다."

오경진(사진) 태림산업 대표는 지난 7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난 자리에서 MDCG(Manufaturing Data Community Ground)를 세운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경남 창원에 소재한 태림산업은 차량용 조향장치 등 생산품의 77% 이상을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인 보쉬,ZF 등에 수출하는 지역 강소기업이다.

오경진 대표는 태림산업 창업주 2세로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 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뒤 2007년 부친 회사에 합류,2017년부터 스마트공장 도입을 이끌었다.

태림산업의 MDCG는 오래된 창고를 업사이클링 한 공장이다.외부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OI,개방형 혁신)이 주로 이뤄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태림은 이곳에서 만난 기업들과 기존 생산라인에 AI(인공지능) 로봇을 적용하고,중국 1,2공장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제조 데이터에 기반한 3차원 디지털트윈을 적용하는 등 질적 고도화를 이룬 한편 탄소복합 소재 개발과 같은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하고 있다.

오 대표는 "MDCG는 첨단기술을 실제 생산라인과 연계해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며 "기술 공급·수요기업,기관 등이 서로 만나 토론하고 협력하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2021년 지어진 MDCG는 그간 누적 방문객 수가 약 3000명을 넘어선다.이들과 태림산업이 만나면서 제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ICT(정보통신기술)를 실제 생산라인에 적용한 사례가 적잖다는 설명이다.

오 대표는 "요며칠 이곳에서 진행할 예정인 새로운 스마트 물류시스템 테스트를 위해 기존에 놓여 있던 장비를 모두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면서 "스마트공장에서 시간당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검사 불량률을 낮추고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지닌 기업들과 적극 협력하며 제조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태림산업은 최근 '회사 역량 위주 사업'이라는 비전을 새롭게 제시하며 사내벤처와 OI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오 대표는 "이르면 5년 후 조향장치가 사라지고 뒷자리에 앉아 조이스틱으로 운전하는 차들이 나올 수 있다"며 "조향장치 부품 1등 회사가 되자는 식의 옛날 프로덕트 위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직원들의 동의를 구하기 힘들 뿐더러 딱 굶어죽기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G 통신 환경에서 제조현장 시뮬레이션 최적화,조립 라인의 효율적 운용 노하우,triple aAI(인공지능) 적정 기술을 통한 특정 공정의 비숙련자 업무 지원 등 회사가 지닌 역량 위주의 사업을 만들고 전개해야 할 때"라며 "그런 사업의 원천과 힘은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날 수 있는 바로 이 공간에서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불확실한 제조업 미래를 극복할 방안은 오직 IO와 같은 협업 뿐"이라며 "동료는 물론 경쟁자와도 협업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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