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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연합 승리했지만‘동거 정부’꺼리는 마크롱
중도보수 중심의 공화주의 연정 촉구 서한 보내
"이번 총선은 유권자들이 극우를 거부했다는 뜻"
유권자 존중 위해 공화주의 존중하는 연정 꾸려야
[서울경제]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총선의 패배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극우와 극좌 등 양극단을 제외한‘광범위한 연합’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주도권 되찾기에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10일 프랑스 국민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과반을 넘은 정당이나 동맹이 없었기에 “아무도 승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이번 선거의 진정한 메시지는 프랑스 국민들이 극우정당인 국민전선(RN)이 이끄는 정부를 강력하게 거부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마크롱 대통령은 자신들을 선출한 유권자들을 존중하기 위해 이견을 내려놓고 타협해야 한다며 “공화주의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은 국가를 위한 확고한 다수 구축을 위한 진정성 있고 충실한 대화에 임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그는 “변화와 권력 공유에 대한 분명한 요구가 드러난 이번 선거의 특성상 (집권 다수당은) 함께 통치할‘광범위한 세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나는 공화국 대통령으로서 국익의 수호자이자 기관 보증인이자 여러분의 선택을 존중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프랑스 국민이 투표를 통해 공화국 전선을 선택한 것을 정치 세력은 행동을 통해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그리고 이어 “정치 세력이 서로 존중하면서 차분히 타협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간을 조금 더 주겠다는 뜻”이라며 “그때까지 현 정부는 계속해서 책임을 다하고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7일 치러진 총선 결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대통령의 서한은 연정이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연정을 촉구하고 있으며 특히 극우와 극좌를 모두 집권 다수당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의미로 분석된다.아울러 1당의 자리는 좌파연합인 신민중전선(NFP)에 내줬지만 정국의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통령의 서한이 기업 친화적인 자신의 정책과 완전히 상반되는 세금 및 경제 프로그램을 가진 NFP와의‘동거 정부’를 어떻게든 피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풀이했다.NFP는 은퇴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올린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안을 되돌리고 부유세를 신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의 서한은 지난 총선에서 1당 지위를 차지한 좌파연합 NFP와 극우 정당인 RN 양쪽으로부터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어 연합정부 구성에 진통이 예상된다.극좌 정당으로 분류되는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대통령은 관례적으로 가장 많은 의원을 보유한 정당에 정부 구성을 요청해야 한다”며 “대통령은 NFP에서 총리를 선출해야 하며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반발했다.NFP는 마크롱 대통령이 가브리엘 아탈 총리의 사의를 반려하고 당분간 총리직을 유지하라고 요청했을 때부터 그가 NFP 총리를 임명하지 않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며 공세를 폈다.
RN의 마리 르펜 의원 역시 X 계정을 통해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마크롱 대통령은 사흘 전 자신이 당선되도록 기여한 극좌를 저지하라고 제안하고 있다”며 “이 서커스는 비열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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