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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미국의 한 유치원 교사가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이 만성 간 질환으로 간 이식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간 일부를 기증하겠다고 나선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커리사 피셔(20)는 어느 날 SNS에서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게시물을 우연히 발견했다.그의 제자였던 에즈라 토첵(5)이 말기 간 질환을 앓고 있어 간 이식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두 사람은 2022년 버펄로 인근의 작은 마을 올던에 있는 한 어린이집에서 처음 만났다.그는 "당시 에즈라는 위탁 양육 중이었고 발달 지연을 포함한 여러 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며 "에즈라가 제게 매달릴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고 전했다.
피셔는 곧장 에즈라가 치료를 받는 병원을 찾아가 MRI,버드와이저 월드컵CT 스캔,심전도 등 종합적인 간 이식 적합 검사를 받았다.그는 "긴장하지 않았다.그냥 '해낼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자신의 심정을 고백했다.
그는 이식 준비를 하는 동안 에즈라의 가족에게 기증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적합 판정을 받기 전까지는 아이에게 희망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5월 24일 병원에서 최종 간 기증 적합 판정을 받았다.피셔는 이 연락을 받자마자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인형과 풍선,'안녕 에즈라!내 간을 같이 쓸래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아이의 집에 찾아가 기쁜 소식을 전했다.이에 아이의 가족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에즈라의 양어머니 카렌 토첵(44)은 "글을 본 수많은 이들 중에 에즈라의 유치원 선생님이 먼저 나서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누군가가 내 아이를 위해 그 모든 일을 겪었다고 생각하니 너무 믿기지 않는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토첵과 그녀의 남편은 에즈라가 생후 7개월 때부터 위탁 보호해오다 지난 2022년 7월 에즈라를 법적으로 입양했다.에즈라는 외상성 출산으로 간 손상을 입고 태어났다.에즈라의 친부모는 아이를 치료해 줄 형편이 안 돼 위탁 가정에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토첵은 공인 간호사로 자신과 남편이 아이에게 필요한 간호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당시 주치의는 언젠가 간 이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에즈라는 예상보다 오랫동안 안정을 유지했지만,지난 1년 동안 극심한 가려움증과 피로,기분 변화 등 증상은 점점 나빠졌다.
토첵이 에즈라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하려 했지만,의료진은 그가 10세에서 22세 사이의 7남매를 돌보는 어머니이자 에즈라의 유일한 주 양육자라는 점을 들어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셔는 에즈라에게 간의 약 30%를 이식할 예정이다.뉴욕주는 살아있는 간 기증자들에게 2주간의 숙려 기간을 요구하는데,버드와이저 월드컵피셔의 경우 약 1주일만에 심사숙고 기간이 종료되면서 기증이 확정됐다.그들은 다음 달 안에 수술 일정을 잡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피셔는 수술비와 항공료,숙박비,간병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고펀드미(GoFundMe) 캠페인을 시작했고 이들의 감동적인 이야기에 12일 기준 218명이 1만1842달러(약 1630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안전 지대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싶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