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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노,HBM·EUV 파운드리 라인 생산 차질도 독려
메모리·파운드리 중요한 타이밍에…‘악수(惡手)’란 시선도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HBM(고대역폭메모리) 포토(장비 라인)를 (멈춰)세우면 사측에서 바로 피드백이 올 것.”(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집행부)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가 10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HBM 라인에도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HBM은 AI 시대 고성능 메모리로 올해는 물론 내년 물량까지 모두 완판된 상황이다.총파업으로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고객사와의 신뢰 관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삼노는 10일 2차 총파업 선언문을 발표하고 이날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당초 지난 8일부터 사흘간 1차 총파업 시행한 뒤 오는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할 예정이었으나,계획을 수정해 이날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손우목 위원장과 이현국 부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파업 목적이‘생산 차질’임을 거듭 강조했다.그러면서 8인치,HBM,EUV(극자외선) 파운드리 등 주요 라인의 가동 중단을 독려했다.
이들은 8인치 라인 가동을 위해 파업 참여 인원 대신 오피스 직원들이 투입되고 있다며 “8인치 라인을 먼저 세우자”고 말했다.또한,“HBM 포토(장비)를 세우면 사측에서 바로 피드백이 올 것”이라며 “EUV 파운드리도 멈추자”고 목소리를 높였다.EUV 라인은 파운드리 중 가장 최첨단 라인이다.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큰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들은 내일인 11일 기흥 사업장 8인치 라인 앞에서 파업 참여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이후 평택 사업장으로 가 HBM 라인 파업 참여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HBM은 메모리 제품 중 실적 개선 일등공신이다.엔비디아,AMD 등 빅테크 기업들의 AI 가속기에 탑재돼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높여주는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수요가 폭발하면서 올해는 물론 내년 물량까지‘없어서 못 팔’정도다.
HBM은 범용 메모리와 달리 맞춤형 특성이 강하다.생산 일정 및 공급 역량을 둘러싸고 고객사와의 협업 및 신뢰 관계가 중요하다.총파업으로 인해 생산 차질이 발생한다면 고객사와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그린빌사우나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한 발 뒤처지고 있다.현재 AMD에 HBM을 공급하고 있기는 하지만,아직 AI 시장의 큰 손인 엔비디아를 뚫지 못했다.HBM3E 납품을 위해 품질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그린빌사우나하반기 납품이 유력하다.때문에 납품을 코앞에 두고 악재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올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1%로 2위다.1위인 TSMC는 61.7%로 50%포인트가 넘는 격차가 난다.또한 TSMC는 무노조 경영을 이어오고 있어,삼성전자의 총파업 이슈는 글로벌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메모리와 파운드리에서 중요한 타이밍에 총파업이 발생하며 실적 개선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삼노 측은 감산 등 일부 생산 차질이 확인되고 있다며 파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전삼노는 “분명한 라인의 생산 차질을 확인했다”며 “파업이 길어질수록 사측은 피가 마를 것이며 결국 무릎을 꿇고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삼성전자 측은 현재까지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으며,정상적으로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