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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석 제이엠커피그룹 대표가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컴포즈커피를 4700억 원에 매각한 직후 한 코스닥 상장 기업에 투자했다.포커스에이치엔에스라는 물리보안설루션 개발 회사다.양 대표는 지난달 이 회사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0억 원을 투자했다.그가 컴포즈커피 매각으로 손에 쥔 돈에 비하면 크지 않은 액수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투자 금액 자체보단 그가 투자한 시점과 배경에 주목한다.양 대표의 투자 시점이 포커스에이치엔에스의 경영권 매각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새 최대주주가 될 회사는 설립 3년차인 위허브로,컴포즈커피 가맹점에서 사용 중인 모바일 결제 단말기를 만드는 회사다.양 대표는 새로 꾸려질 포커스에이치엔에스 이사회에 JM커피그룹 이사를 진입시키며 경영 참여를 예고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 1층에 있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들.왼쪽부터 메가커피,리버풀 엔도컴포즈커피,리버풀 엔도빽다방./김남희 기자
창업 10년 만에 컴포즈커피 4700억에 매각
양 대표는 커피업계에서 창업 신화를 새롭게 썼다.경쟁이 치열한 한국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창업 10년 만에 4700억 원을 받고 회사를 매각했기 때문이다.
컴포즈커피 매각 사실은 지난달 2일 필리핀 증시 공시를 통해 알려졌다.컴포즈커피는 양 대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개인 회사다.총 지분 매각 금액은 3억4000만 달러(약4700억 원) 규모다.필리핀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졸리비푸즈(Jollibee Foods)가 컴포즈커피의 경영권을 가져갔다. 졸리비월드와이드가 컴포즈커피 지분 70%를 2억3800만 달러(약 3300억 원)에 인수했고, 졸리비 산하 사모펀드 타이탄다이닝 II가 지분 5%를 취득했다.나머지 지분 25%는 사모펀드 운용사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코리아가 인수했다.
양 대표는 1999년 부산에서 커피와 부재료를 유통하는 JM 통상을 설립하고 커피 사업에 나섰다.2014년 부산에서 원두 로스팅 공장과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을 겸한 JM커피로스터스를 열었고,같은 해 가성비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도 론칭했다.연간 1만 톤에 가까운 원두를 생산하는 자체 로스팅 공장을 갖춘 것이 경쟁사와 가장 차별화되는 포인트로 꼽힌다.
컴포즈커피 매장 수는 2022년 2000호점을 돌파했다.당시 2000억 원 수준에서 매각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컴포즈커피는 2023년 말 BTS 멤버 뷔를 광고 모델로 발탁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졸리비와 매각 협상 중이던 올해 6월 가맹점 수는 2600개를 넘어섰다.현재 컴포즈커피 매장 수는 이미 3000개 이상인 이디야커피와 메가MGC커피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많다.
컴포즈커피 매장은 100% 가맹점 형태다.본사 직영점은 없다.가맹점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수록,본사 매출도 가파르게 늘어나는 구조다.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매출 888억 원,영업이익 367억 원을 올렸다.영업이익률이 41%에 달한다.현재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중 컴포즈커피의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다.졸리비는 컴포즈커피의 빠른 성장 속도와 자체 원두 공급망,리버풀 엔도가격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스닥 기업 포커스에이치엔에스에 투자.새 최대주주와 관계 주목
양 대표는 컴포즈커피 매각 협상을 진행하면서 포커스에이치엔에스 투자도 진행했다.매각과 투자 협상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9일 양 대표가 포커스에이치엔에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10억 원을 출자한다는 공시가 나왔다.양 대표는 지난달 19일 자금을 납입하고 신주 37만7358주를 인수했다. 포커스에이치엔에스는 CCTV 시스템의 핵심 장비인 영상저장장치와 인공지능(AI) 카메라를 만드는 회사다.2012년 설립 후 2021년 스팩(유진기업인수목적5호 주식회사)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2023년 연매출 595억 원,리버풀 엔도 영업이익 26억 원을 냈다.
양 대표는 포커스에이치엔에스의 새 최대주주가 될 위허브와의 교감 아래 투자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위허브는 포커스에이치엔에스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 신주 인수에 18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포커스에이치엔에스 최대주주인 김대중 대표와 특수관계인 2인(전재현 부사장·안창현 상무)은 7월 10일 위허브 외 3인과‘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양수도액은 총 208억 원 규모다. 위허브는 구주 383만3947주(20.1%)를 116억 원(주당 3020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다. 엘론투자조합1호가 50억 원, 문나혜씨가 20억 원, 릴라이언스조합이 22억 원 규모로 구주를 인수한다. 위허브가 8월 27일 잔금을 치르면 포커스에이치엔에스의 최대주주에 오른다.
위허브는 경영권 양수도 계약과 별개로 앞서 포커스에이치엔에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신주 330만 주를 추가로 인수할 예정이다. 투자 금액은 64억 원으로, 이달 30일 납입할 예정이다. 구주와 신주를 합하면 위허브가 갖게 되는 포커스에이치엔에스 주식은 총 713만3459주다.
포커스에이치엔에스 주가는 7월 초 1900원대에서 양 대표 등으로부터의 투자 유치와 경영권 매각 소식이 알려진 후 9~10일 이틀간 46% 급등했다.일거래량이 1200만 주를 넘어서며 하루 1400% 넘게 증가했다.시가총액이 1000억 원 미만인 소형주라 거래량 변화에 따른 주가 변동폭이 컸다.주가는 외국인 매수세가 붙으며 7월 23일 5230원(종가)까지 올랐다.이후 상승세가 꺾이며 14일 4165원으로 마감했다.
경영권을 확보한 위허브(옛 세한엔에프씨)는 2021년 설립된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업체다. 홍성기 대표가 지분 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2023년 위허브 연매출은 200만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6억 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컴포즈커피와 위허브는 협력사 관계다.2022년 8월부터 전국 컴포즈커피 가맹점에 위허브의 모바일 결제 단말기 페이플러그가 배포됐다. 위허브 본사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데, JM커피그룹의 법인등기를 보면 이 회사 역시 과거 본점이 문정동에 있었다.컴포즈커피 서울센터도 같은 지역에 있다.
양 대표는 측근을 포커스에이치엔에스의 새 이사회에 들여보냈다. 이달 27일 열릴 포커스에이치엔에스 주주총회에서 최지만 JM커피그룹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회사 상무에 종사하지 않지만 주요 결정에 참여하는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최 이사는 컴포즈커피 싱가포르 법인장, JM커피 홍콩 사장도 맡고 있다.구형모 위허브 부사장은 포커스에이치엔에스의 사내이사로, 홍성기 위허브 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포커스에이치엔에스는 주총에서 사명을 포커스에이아이(FOCUS AI)로 바꾸기로 했다. 사업 목적에 스마트카드 및 단말기 제조판매업,리버풀 엔도 통신판매업 등을 추가하고 신사업도 추진한다.
포커스에이치엔에스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250억 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9일 제이온브론즈주식회사를 대상으로 120억 원 규모 2회차 CB와 케이엘1호조합을 대상으로 30억 원 규모 3회차 CB 발행을 결정했다.
현 경영진은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맺고나서인 이달 9일엔 100억 원 규모 BW(4회차) 발행도 결정했다. 제이앤스타조합을 대상으로 발행된다. 납입일은 9월 27일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매각하고 새 최대주주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수백억 원 규모 CB,리버풀 엔도BW를 찍어내는 게 예사롭지는 않다”고 했다.위허브 관계자는 포커스에이치엔에스 인수 후 신사업 계획 등과 관련해 아직 공개할 얘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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