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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로봇세상] ㉙ 로봇친화 건물 '팩토리얼 성수' 가보니서울 성수동에 로봇이 편의를 돕는 대형 오피스 빌딩이 생겼다.로봇이 고층 사무실에 음료나 택배를 옮겨다준다.차량을 자동으로 주차해주는 로봇도 국내 민간 건물에서 처음 상용화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팩토리얼 성수’에 이 같은 서비스 로봇 운영을 시작했다.이곳은 이지스자산운용의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2호선 성수역 인근 연면적 2만1천60㎡에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졌다.

로봇 친화형 빌딩 '팩토리얼 성수'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팩토리얼 성수는 출근부터 퇴근까지 오피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상을 기술로 연결했다.전용 스마트폰 앱에서 회의실 예약부터 배송 호출,오피스 공간 관리까지 이용할 수 있다.공간기반 서비스 플랫폼인 핀포인트의‘탭’앱을 활용하면 된다.

오피스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로봇을 활용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로봇을 앱으로 호출하면 임직원 개인 택배를 옮겨다주고,노컨텐츠 매장커피를 주문하면 지하 1층 카페에서 로봇이 직접 엘리베이터를 타고 배달해준다.지하 주차장에서는 공유 차량을 로봇이 주차해주기도 한다.

팩토리얼 성수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로보틱스 기술을 대거 적용한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기자는 이곳을 방문해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는 오피스 공간의 기능들을 직접 살펴봤다.

로봇 친화형 빌딩 '팩토리얼 성수' 지하 1층 커피숍에 설치된 엑스와이지 바리스타로봇 '바리스 드립'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 "로봇이 커피·택배 전달…2대 추가 도입 예정"

팩토리얼 성수 지하 1층에 마련된 커피숍‘에어드랍커피’는 방문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공간은 로봇이 지나가기 용이하도록 평평하고 널따랗게 설계됐다.바닥 이곳저곳에는 로봇이 지나가는 동선이 표시돼 있었다.

로봇 친화형 빌딩 '팩토리얼 성수' 지하 1층 커피숍 '에어드랍커피' 전경.바닥에 로봇이 지나가는 경로가 표시돼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아직 문을 연지 얼마 안 된 새 건물이지만 로봇을 활용해 커피 주문을 이용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로봇은 커피숍 주문대에서 음료를 받아 오피스 공간으로 향하는 보안 게이트를 열고 엘리베이터를 타러 갔다.게이트는 얼굴 인식을 거쳐야만 통과할 수 있지만 얼굴 없는 로봇은 무선 통신으로 지나갈 수 있었다.

배달에 나선 로봇은 처음 보는 기기였다.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배송 로봇 시스템‘달이 딜리버리’다.실험실을 나와 실제 서비스 공간에 적용된 사실상 첫 사례다.현대차그룹은 이곳 팩토리얼 성수를 시작으로 로봇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실내 배송로봇 '달이 딜리버리'가 성수 팩토리얼 내에서 음료를 배달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달이 딜리버리는 이곳 이용자들의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입주인이 전용 앱으로 신청한 음식과 택배 등을 주로 배달한다.로봇이 물품 수령자의 얼굴을 인식해 정확한 전달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인증을 마치면 양쪽으로 문을 열고 트레이를 밖으로 밀어내 물건을 꺼내기 쉽도록 만들었다.

기술적으로는 플러그앤드라이브(PnD) 모듈 기반으로 설계돼 전방향 이동이 가능한 것이 독특했다.로봇이 방향을 바꾸기 위해 제자리에서 회전하지 않아도 자동차의 크랩워크처럼 옆이나 사선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굉장히 유연한 주행 능력을 보여줬다.

PnD 모듈은 현대차그룹이 'CES 2022'에서 최초로 공개한 모빌리티 솔루션이다.인휠 모터와 스티어링,노컨텐츠 매장서스펜션,브레이크,환경 인지 센서 등이 하나의 구조로 결합한 일체형 모듈이다.다양한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기 위해 개발됐다.달이 딜리버리는 총 4개의 PnD 모듈을 이용했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실내 배송로봇 '달이 딜리버리'가 성수 팩토리얼 내에서 음료를 배달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로봇은 코너를 지날 때 일부러 반경을 크게 회전해 넓은 시야각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기술이 적용됐다.갑자기 사람과 만나는 상황에서도 주행 속도를 유지하면서 충돌을 방지한다.360° 회전이 가능하고 서스펜션 성능을 강화해 배송하는 물품이 흔들리거나 파손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적재 공간도 넉넉했다.내부에 최대 10kg의 물건이나 커피 최대 16잔을 수용할 수 있다.동시에 외부 크기는 부담스럽지 않은 서빙로봇 정도다.건물 내를 이동하거나 엘리베이터에 탑승할 때 공간 부담이 적은 편이다.미니멀한 라운드 스퀘어 디자인과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안정적인 디자인도 특징이다.

로봇은 엘리베이터나 출입문 관제 시스템과 연동돼 건물 전체를 오갈 수 있다.실시간 경로 생성 기술로 배송 효율성을 높였다.배터리가 없으면 스스로 충전 도크로 들어가 배터리를 보충한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실내 배송로봇 '달이 딜리버리'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달이 딜리버리의 식음료 배송 서비스는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됐다.택배 배송은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로봇은 현재 1대가 도입돼 있고,다음달 8월중 2대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향후에도 배송 로봇에 발생하는 이슈를 개선하고 충전과 보전,노컨텐츠 매장안내 등 서비스 영역을 점차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달이 딜리버리는 팩토리얼 성수 외에도 다른 오피스 거점에도 추가 보급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 "공유 차량은 주차로봇이 관리…전기차 충전 로봇도 예정"

지하 4층으로 내려오면 재밌는 로봇이 하나 더 있다.현대위아가 개발한 주차로봇이 민간에 첫 상용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건물 입주인이 업무용 차량을 대여할 때 주차 로봇이 발렛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투루카’와 협업해 앱 스마트키에서 로봇 발렛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안전을 위해 로봇 운행 중에는 해당 구역에 진입할 수 없도록 차단기를 내렸다.

이 주차로봇은 운전자가 주차장에 진입하고 차량에서 내리면 이를 감지하고 차량을 직접 옮겨 주차를 대신 해준다.건주차 공간에서 차량을 빼서 전달하기도 한다.주차 구역을 직접 찾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이다.

로봇 친화형 빌딩 '팩토리얼 성수' 지하 4층에 설치된 현대위아 주차로봇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주차 로봇은 최대 2.2톤에 달하는 무게의 차량을 옮길 수 있다.이동 속도는 최대 초속 1.2m 정도다.타이어 리프트 방식을 채택한 두 대의 주차 로봇이 앞뒤 바퀴 중간에 각각 한 대씩 위치하고 라이다 센서로 바퀴의 크기와 위치를 정확히 인식한 후 차량을 들어 올려 이동한다.라이다 센서의 정밀한 측정 성능 덕분에 다양한 차량에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주차 로봇은 차량 하부로 진입하는 만큼 소형화됐다.차량을 들어 올린 후 바닥의 QR 코드를 스캔해 위치와 자세를 수정한다.이때 두 대의 로봇은 실시간 동기화를 통해 전후좌우의 방향뿐만 아니라 사선 방향으로도 하나처럼 움직인다.

주차 로봇의 실시간 움직임은 현대위아의 스마트 주차 관제 시스템이 담당한다.관제 시스템에서 차량 배치와 최적 경로 알고리즘,로봇 상태 모니터링,주차 로봇 간의 트래픽 제어 등 전반적인 조작이 이뤄진다.최대 50여 대의 주차 로봇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

로봇 친화형 빌딩 '팩토리얼 성수' 지하 4층에 설치된 현대위아 주차로봇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오는 9월에는 이곳에 전기차 자동 충전로봇(ACR)도 도입될 예정이다.충전 케이블을 직접 전기차에 체결하고 충전이 완료되면 자동으로 이를 탈거하는 역할까지 로봇이 대신한다.ACR은 주차 로봇과 연계해 고객이 차량을 반납한 후에 작동하도록 설계된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관계자는 “이번 스마트 오피스를 시작으로 국내 비즈니스 주요 핵심 거점에 위치한 여러 빌딩에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을 확대 적용할 것”이라며 “기업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로보틱스 서비스 표준을 수요자 관점에서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봇 친화형 빌딩 '팩토리얼 성수' 지하 4층.주차로봇 옆에 전기차 충전 로봇이 설치될 예정이다.(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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