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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 헌병경찰이 덧붙여 쓴 문장
100여 년 전 일본의 침략에 맞서 항일 운동에 나섰던 의병들의 흔적이 광복절을 앞두고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시 의병 활동을 탄압하고 조직적으로 감시했던 일제의 민낯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최근 '한말 의병 관련 문서'와 '한일관계사료집(韓日關係史料集) - 국제연맹제출 조일관계사료집'을 각각 환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말 의병 관련 문서는 1851년부터 1909년까지 작성된 문서 13건을 아우릅니다.
1907년 조직된 연합 의병 부대인 13도 창의군에서 활동한 허위(1855∼1908) 등이 쓴 글,구한말 대표적인 우국지사로 꼽히는 의병장 최익현(1833∼1907)의 서신 등이 담겨 있습니다.
문서는 가로로 길게 이어 붙인 뒤 두루마리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총 2개로 구성된 두루마리는 모두 펼쳤을 때 가로 길이가 각각 406.5㎝,569.5㎝에 달합니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두루마리 첫머리에 쓴 글을 토대로 일제 헌병경찰이었던 개천장치(芥川長治)가 자료를 모은 뒤,nc1939년 8월 지금의 형태로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천장치는 1910년대 조선총독부 헌병 오장(伍長·군대 등에서 한 오의 우두머리를 뜻함)으로 활동한 뒤,nc1935년까지 하얼빈 등에서 일본 제국 총영사관 경찰부 경시를 지낸 인물입니다.
두루마리 곳곳에는 일제가 의병을 탄압하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개천장치는 각 두루마리에 '한말 일본을 배척한 두목의 편지',nc'한말 일본을 배척한 폭도 장수의 격문(檄文·선동하거나 불의에 대한 분노를 고취하고자 쓴 문서)'이라고 제목을 남겼습니다.
연해주 일대에서 항일 의병 투쟁을 주도한 의병장 유인석(1842∼1915)의 시문집을 만드는 현장을 급습한 뒤 '다수의 불온 문서를 압수'했다고 기록한 부분 또한 눈여겨볼 만합니다.
문서 중에는 의병들의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자료도 있습니다.
13도 창의군의 제2대 총대장이었던 허위가 붙잡힌 1908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글에는 허위의 체포를 안타까워하면서도 항전 의지를 다잡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재단 측은 "'진귀한 역사 자료'라고 쓴 점을 볼 때 헌병경찰로 활동하면서 수집한 자료가 의미 있다고 판단해 개인적으로 간직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의병 관련 문서는 일본의 한 고미술 거래업체가 소장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7월 복권기금을 통해 유물을 산 뒤,nc최근 한국으로 들여왔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오늘(14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고 '한말 의병 관련 문서'와 '한일관계사료집',nc'조현묘각운'(鳥峴墓閣韻) 시판 등을 공개합니다.
시판은 독립운동에 헌신한 고하(古下) 송진우 선생(1890∼1945)의 부친이자 담양학교 설립자인 송훈(1862∼1926)이 시문을 쓴 현판으로,nc최근 일본에서 기증받았습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나라 밖에 있던 문화유산을 국내로 되찾아온 물리적 회복을 넘어 우리 선조들이 조국을 지켜왔던 정신을 오롯이 회복하는 값진 성과"라고 밝혔습니다.
(사진=국가유산청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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