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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듈러 공법을 활용해 짓는 세종시 6-3생활권 공공임대주택
지난 4일 세종시 산울동(6-3 생활권) 건설현장.
'삐' 신호 소리와 동시에 대형 크레인이 길이 11.3m,폭 3.3m,무게 23t의 육중한 박스를 4층 높이로 끌어올렸습니다.
컨테이너 박스처럼 보이는 '모듈러' 1개를 제 위치에 놓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입니다.
575개를 차곡차곡 쌓아 고정하면 지상 7층,416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가 완성됩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세종시 6-3 생활권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모듈러 공법으로 짓고 있습니다.
모듈러 공법은 벽체와 창호,배관,욕실을 포함한 개별 주거 공간을 박스 형태로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전체 공정의 80% 이상이 공장에서 이뤄집니다.
현장에서 제작하는 자재,부품을 자동화·표준화된 공장 설비로 제작하면 노동자의 숙련도에 따라 들쭉날쭉한 시공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세종시 공공주택에 쓰는 모듈러는 군산 공장에서 만들어 트레일러로 운송합니다.
이날 쌓은 모듈러는 1인 가구용인 전용면적 21㎡ 크기로,주방 싱크대와 붙박이장,바닥 마감까지 모두 마친 상태입니다.
전용면적 37㎡는 모듈러 2개를 연결해 만드는데,연결 흔적 없이 매끈하게 마무리돼 있었습니다.
공사 기간을 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보다 30%가량 줄일 수 있고 적은 인력으로도 지을 수 있다는 것은 모듈러 공법의 최대 장점입니다.
올해 6월 모듈러 설치가 시작된 세종시 6-3 생활권 공공임대주택 단지는 올해 12월 완공됩니다.
모듈러를 쌓는 기반인 1∼2층 높이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만 완성하면 이후엔 속전속결입니다.
문제는 아직 국내에서는 모듈러 대량 생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공사 단가가 높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철근 콘크리트 공법 대비 모듈러 공법 공사비가 30% 높습니다.
LH가 모듈러 주택 확대에 나선 이유입니다.
이한준 LH 사장은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를 구하기 굉장히 어렵기에 인력 소요가 적은 모듈러 주택은 앞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LH가 공공주택을 중심으로 모듈러 주택 물량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0년마다 재건축 논의가 나오는 일반 아파트와 달리 모듈러주택은 주기별로 부품을 교체하면 100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장수명 주택이라는 게 LH의 설명입니다.
벽체를 완전히 밀착시키지 않기 때문에 층간소음에도 강점이 있습니다.
노준오 LH 스마트하우징산업팀 차장은 "기존 공법 아파트는 다 지어놓은 뒤 층간소음 기준을 만족하지 못해도 부수고 다시 짓기 어렵다"며 "그러나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층간소음 테스트를 충분히 할 수 있고,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모듈러를 갈아 끼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LH는 올해 3월 세종 스마트시티 시범도시(5-1생활권)에 지상 12층,450가구 규모 모듈러 주택을 발주한 데 이어 경기 의왕초평지구에서 20층,복권 도박381가구 규모의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 건설을 추진합니다.
모듈러 주택 높이는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현재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은 13층 수준이지만,영국에서는 44층,미국에서는 32층 이상의 모듈러 건물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공공에서 사업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시장을 키우고,제조사들이 설비 투자를 할 있도록 기반을 깐다는 게 국토교통부와 LH의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LH는 지난달 스마트모듈러포럼,한국철강협회,LG전자,모듈러 제조기업 4곳과 기술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참여기관들과 올해 안에 모듈러 표준 설계·평면을 개발해 대량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층간소음 저감에 최적화된 바닥구조 개발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8천55억 원 규모까지 확대된 모듈러 주택 시장의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은 철근 콘크리트 공법 위주로 설계된 기존 제도입니다.
전기·통신·소방공사를 분리 발주해야 하고,공사용 자재 직접 구매제도 지켜야 해 공사비가 높아집니다.
노태극 LH 스마트하우징사업팀장은 "영국,미국,싱가포르 등 모듈러 건축이 활성화된 나라에서는 용적률 등 건축 기준을 완화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주고 있으며 세금 공제와 보조금 형태의 인센티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LH는 모듈러 공법과 함께 PC(Precast Concrete) 공법도 시범 적용합니다.
모듈러가 주거 공간을 통째로 공장에서 제작하는 방식이라면 PC공법은 기둥,보,벽체 등 콘크리트 핵심 부재를 공장에서 생산해 현장으로 옮긴 뒤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국가 연구개발(R&D) 실증 사업으로 평택고덕지구 A58BL에서 12층 1개동 82세대 규모로 PC 공법 주택을 짓고 있습니다.
LH는 실증 사업을 통해 공동주택에 최적화된 PC공법 표준 평면과 구조,단열·방수 계획을 도출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 LH 연간 착공 공공주택의 10%가량을 모듈러와 PC공법으로 발주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복권 도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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