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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통보에 현관문 13시간 두드리는 등 스토킹
피고인,프리미어리그 가이드북추락사 당일 목격자이자 신고자
1심,모든 혐의 유죄 판단…유족 "구형량 절반도 안 돼"
부산에서 '교제 폭력'을 호소하다 오피스텔에서 추락사한 20대 여성을 상습 협박하고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된 전 남자친구에게 징역형이 내려졌다.
부산지법 형사7단독 배진호 판사는 3일 스토킹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프리미어리그 가이드북특수협박 및 협박,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A(20대·남)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여자친구 B씨를 찾아가 여러 차례 협박하고,지난해 12월 9일 B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13시간가량 현관문을 두드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365차례 전송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공소사실을 보면 B씨는 A씨에게 이별을 통보한 지 한 달쯤 뒤인 지난 1월 7일 오전 2시 30분쯤 자신이 살던 부산진구 한 오피스텔 9층에서 떨어져 숨졌다.당시 목격자이자 신고자는 A씨였다.B씨 유족 측은 생전 A씨의 폭행과 협박,스토킹 등이 이어져 왔다는 점을 이유로 타살 의혹을 제기해 왔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징역 10년을 구형했다.검찰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정신적으로 힘들게 해 결과적으로 사망을 야기한 주된 원인이 됐다.사고 당일 피해자가 창문을 넘어가려는 걸 제지하지 않은 것도 사망 원인"이라며 "여성에 대한 그릇된 집착 등으로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피고인이 교제 기간 지나친 집착으로 인해 스토킹 등 범죄를 저지른 점은 인정하고 반성하나,프리미어리그 가이드북피해자 사망은 법적으로 피고인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증거도 없다"며 맞섰다.
1심 법원은 기소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배 판사는 "데이트 폭력(교제 폭력)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는 시점에 엄벌을 통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게 절실하다.범행 경위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몹시 무겁고,과거 다른 여자친구의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망 당일 피해자 주거지에 단둘이 있던 중 피해자가 창문을 넘어 사망해 수사기관에서 다각도로 조사가 이뤄졌지만,피해자 사망과 피고인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사고 당일 피고인의 말이 피해자의 안타까운 행위에 원인을 제공했다"고 적시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이미 대중적 관심을 받으며 사회적 평가가 내려진 듯해 신중한 양형이 필요했다.대법원 양형위원회 기준을 고려한 결과 특수협박과 퇴거불응,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를 모두 포함한 권고형의 최대인 3년 9개월보다 낮은 3년 6개월을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선고 직후 B씨 유족은 "검찰 구형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형량이 선고됐다.법원이 데이트 폭력 범죄에 대해 심각하게 보지 않은 결과며,이러면 제2,제3의 피해자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