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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네번째 동거정부.사실상 총리 정부
“마크롱 저지” RN,정책 뒤엎을 듯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참패하면서 프랑스에 역대 4번째‘동거정부’가 구성될 가능성이 커졌다.득표율 1위를 차지한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은 현 정부의 정책에 제동을 예고하고 있어 입지가 좁아진 마크롱 대통령이‘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내무부가 1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한 총선 1차 결과에 따르면 마크롱의 르네상스를 비롯한 범여권 앙상블은 득표율 3위(20%)에 그쳤다.극우정당 RN은 33.2%를 얻어 압승을 거뒀고,FC 바이에른 뮌헨 경기일정좌파 연합체 신민중전선(NFP)은 28%로 2위를 차지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이번 득표율을 기준으로 극우 세력이 전체 의석수 577석 중 240∼270석,NFP는 180∼200석,범여권은 60∼90석을 차지할 걸로 전망했다.이럴 경우 극우 정당 RN은 창당 이래 처음으로 1당에 오른다.
1959년 출범한 프랑스 제5공화국 헌법은 대통령이 외교·국방을,FC 바이에른 뮌헨 경기일정총리는 경제 등 내치를 각각 책임지는 이원집정제 정부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여소야대 정국이 되면 하원 과반을 차지한 야권이 지지하는 인사가 총리가 돼 실권을 행사하고 대통령은 상징적 국가원수에 그치는 의원내각제처럼 운영된다.
대통령과 총리가 속한 정당이 서로 달라 한 정부 안에 여야가 공존한다는 뜻에서 이를 동거정부라고 부른다.프랑스에서 동거정부는 1986∼1988년,1993∼1995년,그리고 1997∼2002년 등 세차례 출현했다.이번 총선 승리로 RN은 총리 배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동거정부는‘총리 중심의 정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대통령과 총리의 입장 차로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외교 분야에서도 국가의 신뢰도와 이미지에 혼란을 줘 부정적인 평가도 받았다.
이코노미스트는 동거정부에 대해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이 분명히 구분하는 것처럼 보이나 현실은 모호하다”며 “유럽연합(EU) 회의를 비롯한 각종 회의에 대통령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총리가 정책을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마트롱 대통령은 2027년까지 임기를 마친다는 입장이지만 조기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프랑스의 한 시대가 저물었다”며 “조르던 바르델라 대표와 RN 사람들은 기존의 모든 정책을 전복하려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RN은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한 연금 개혁을‘원상복구’하겠다는 입장이다.RN은 64세로 연장한 정년을 62세로 되돌리겠다고 공약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한‘조력 사망’도입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RN은 “이 제도가 죽음을 돕는 것”이라며 반대한 터라 이 법안이 다음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작다.
이 외에도 RN의 에너지 부가가치세 인하,기본 생필품 부가가치세 폐지 등의 공약엔 여당이 반대해 경제 분야 정책도 충돌이 예상된다.이를 위한 예산은 이민자들에 대한 지원을 줄여서 충당하겠다는 입장이라 마크롱 정부와 대치가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통령 당선 후 마크롱의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NYT는 “마크롱은 권력을 장악한 후 중도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중도 좌파와 중도 우파 세력을 몰아냈다”며 “자신의 정당을 온건정당으로 만드는데 실패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제 7일 실시되는 2차 투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N이 전체 의석 과반을 차지하진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좌파 및 중도 세력은 RN를 저지하기 위한 전력을 쏟고 있다.
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 의원은 1차 투표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유권자들이 마크롱 7년의 경멸적이고 부패한 권력을 끝내려는 열망을 명확한 투표로 보여줬다”고 환호했다.그러면서 그는 아직 승리가“ 아니다.2차 투표가 결정적이다.폭력적인 극좌 정당 손에 프랑스가 넘어가는 걸 막아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