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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기형' 영아 사망률도 23%나 급증
"임신중지 금지가 야기하는 파괴적 결과"
NYT "대선 앞 임신중지 지지 여론 높아져"

임신중지권을 옹호하는 미국인 여성들이 2021년 9월 1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주의회 건물 앞에서 '임신 6주 이후 임신중단 금지' 내용을 담은 주법에 항의하고 있다.오스틴=AP 연합뉴스
임신중지권을 옹호하는 미국인 여성들이 2021년 9월 1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주의회 건물 앞에서 '임신 6주 이후 임신중단 금지' 내용을 담은 주법에 항의하고 있다.오스틴=AP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州)에서 임신중지(낙태)를 주 법률로 사실상 전면 금지한 이후 '영아 사망률'(출생 1,브라질 월드컵 엠블럼000명당 사망자 수)이 13%나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임신중지 제한과 영아 사망 연관성에 대한 최초의 실증적 증거다.현재 '초박빙' 구도인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를 좌우할 주요 쟁점으로 임신중지 문제가 떠오른 가운데,여성의 임신중지권 옹호 여론도 한층 더 힘을 받고 있다.

"임신중지 금지,모자 건강에 치명적"

미국 CNN방송·AP통신에 따르면 미 존스홉킨스대는 24일(현지시간) 미국의사협회 소아과학회지(JAMA Pediatrics)에 '텍사스주의 2022년 생후 1년 이내 영아 사망률이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같은 기간 다른 28개 주에서 1.8% 증가한 데 비해 유독 텍사스주에서만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사망 원인을 살펴보면,선천성 기형에 따른 영아 사망률이 22.9% 급증했다.반대로 다른 주에서는 오히려 3.1% 감소했다.

연구진은 2021년 9월 발효된 텍사스주의 강력한 임신중지 금지법(심장박동법)에서 원인을 찾았다.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 이후 임신중단을 금지한 게 이 법의 골자다.마지막 생리 시작일로부터 6주를 의미하는 만큼,전면 금지나 마찬가지다.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태아의 선천적 기형에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연구진의 일원인 수전 벨은 "이번 연구 결과는 임신중지 금지가 가져올 수 있는 파괴적 결과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AP에 말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중지권을 헌법적 권리로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한 지 2년 후인 24일 워싱턴 연방대법원 앞에서 임신중지 찬반 시위대가 맞서고 있다.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중지권을 헌법적 권리로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한 지 2년 후인 24일 워싱턴 연방대법원 앞에서 임신중지 찬반 시위대가 맞서고 있다.워싱턴=AP 연합뉴스


게다가 이듬해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임신중지권을 헌법적 권리로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했다.잇따른 임신중지 금지의 여파는 극명했다.현지 매체 텍사스트리뷴에 따르면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지난 2년간 텍사스주에서 시행된 임신중절은 월평균 5건으로 수직 낙하했다.전국 가임기 여성의 10%가 거주하는 인구 3,000만 명의 텍사스주에서는 과거 매달 약 4,400건의 임신중지가 이뤄졌다.

임신중지를 원하는 일부 여성은 '낙태 여행'에 내몰렸다.임신중지권 옹호단체 구트마허연구소는 2023년 텍사스주 여성 3만5,000명 이상이 임신중절을 위해 인접 주로 향했다고 밝혔다.이 보다 더 많은 여성은 원격 처방,우편 배송을 통한 '먹는 낙태약'으로 임신중단을 시도했다.이마저도 접근이 어려운 여성들은 곤경에 처했다.임신중지법 시행 이후 히스패닉 여성의 출산율이 가장 크게 뛰었고,10대의 임신도 수십 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텍사스트리뷴은 전했다.이들 중 다수는 원치 않았던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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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지는 나의 일".대선 앞 임신중지 지지 여론 커져

임신중지는 윤리적 쟁점을 넘어 여성의 몸과 삶에서 일어나는 구체적 일이 됐다.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임신중지권 폐기 2년을 맞아 임신중지 지지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특히 흑인과 민주당원,여성,18~29세 유권자 사이에서 임신중지 이슈만을 고려하는 유권자(single-issue voters)가 기록적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3일 플로리다주 탬파의 힐즈버러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임신중지권을 지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탬파=로이터 연합뉴스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3일 플로리다주 탬파의 힐즈버러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임신중지권을 지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탬파=로이터 연합뉴스


25년간 임신중지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해 온 트리샤 운뎀은 "이제는 (임신중지권이) 아기를 가졌거나 갖고 싶어하거나,임신 가능성이 있는 다수 대중에게 간절한 '나의 문제'가 됐다"고 NYT에 말했다.연방대법원 판결 이전에는 임신중지 이슈가 자신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15% 미만으로 추정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임신중지를 안전과 건강,의료 문제와 연결 짓는 인식 변화도 뚜렷하다.운뎀의 여론조사 결과,임신중지권을 지지하는 무당파 73%는 "임신중지가 금지돼 죽을 뻔한 여성의 이야기가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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