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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中 강경 비판…"러의 '결정적 조력자'" 규정
인·태서 미중 갈등 의식…이란·북한에도 경고 보내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유럽과 대서양을 넘어 이제는 아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날이 갈수록 세계 전역에서 영향력을 뻗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모양새다.
11일(현지시간) CNN은 올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75주년 정상회의에서 나토 정상들이 현재까지 중국에 대해 가장 강경한 입장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나토 정상들은 전날 공동성명을 내고 중국을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돕는 '결정적 조력자'(decisive enabler)라고 규정하며 "중국의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나토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나토 정상들은 중국의 지원으로 러시아가 유럽과 대서양 안보에 가하는 위협이 증가했다고 판단하며,중국이 러시아에 방위산업에 전용할 수 있는 '이중용도 원자재' 이전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동안 나토는 유럽과 대서양의 안보 지형에만 집중하며 상대적으로 중국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후 중국이 보다 공격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곳곳에서 영향력을 확장하자 나토도 중국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2019년 공동선언문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명했고 2021년에는 중국을 "시스템적 도전"이라고 명시했다.
이후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중국과 밀착하자 나토는 급기야 올해 중국이 러시아를 돕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대결 구도를 구축했다.
인도·태평양에서 중국과 미국의 경쟁이 심화하는 것도 나토가 아시아로 눈을 돌리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CNN은 전했다.
나토 정상들은 이번 선언에서 "인도·태평양은 이 지역의 발전이 유럽과 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나토에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을 비롯해 호주,일본,뉴질랜드 등 인·태 지역 파트너 4개국(IP4)과의 협력 의지를 공동성명에 명시하는 등 중국을 의식하고 있음이 명확해졌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나토는 중국뿐만 아니라 이란과 북한에도 경고를 보냈다.
나토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북한과 이란이 러시아에 직접적인 군사적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라며 "이는 유럽-대서양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규탄했다.
이처럼 나토가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앞으로 새로운 갈등이 이 지역에서 발발할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우려를 반영한 현상이라고 해석된다.
한편 이에 중국은 이러한 나토와 IP4와의 협력을 '나토의 동진'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전날 나토의 공동성명이 "냉전적 사고방식과 호전적 수사로 가득 차 있다"라고 비난하며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