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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도 주민 의견 수렴 못 해 좌초했는데···
대구·경북 행정 통합은 2020년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도지사가 추진하다 2021년 중단됐습니다. 

대구경북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에서 2021년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찬성률이 대구 42.3%,경북 49.5%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중장기 과제로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63.78%로 높게 나타나는 등 여론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가로막혔습니다.

그러면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두 단체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권영진 당시 대구시장 (2021년 4월) "광역자치단체의 통합은 자치단체의 자발적인 의지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고 중앙정부와 국회 차원의 정책지원과 입법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고"

이철우 경북도지사 (2021년 4월) "법을 통해서 광역자치단체 통합에 관한 일반법을 만들고 그 법에 따라서 통합을 하는 그런 시간적 여유를 갖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3년 만에 다시 추진하는 대구·경북 행정 통합에도 주민 의견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는 지적이 터져 나옵니다.

이선희 경북도의원 (청도,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6월 10일) "양 단체장 간 통합의 의지를 확인한 지난달(5월) 중순 이후 통합 일정을 공식화한 지금까지,그 어디에서도 도민,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그리고 민의를 대변하는 경북도의회는 없었습니다."

지금은 초기 단계니까···앞으로 추진하면서 묻지 않을까요?
대구시는 최근 대구경북행정통합추진단을 신설했습니다.

오는 9월에 통합 특별법안을 발의하고 10월에 지방의회 동의 과정을 거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대구와 경북의 주인인 주민들에게 직접 의견을 묻는 절차는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5월 20일 기자간담회) "여론조사를 해서 일정 수준의 여론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그런 특별법으로 가는 절차밖에 없지 그걸 굳이 주민투표 운운해가지고 하려면 수백억이 들고"

여론조사는 평소 무용론을 얘기했는데···
그런데 홍 시장은 평소 여론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행정 통합 여론조사를 제시하고 불과 2주도 지나지 않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2017년 대선 여론조사를 예로 들며 특정 후보의 대세론을 만들어주기 위한 작위적인 여론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지난 4월 총선에서도 그러한 경향성을 봤다며 여론조사 무용론을 제기했습니다. 

홍 시장의 여론조사에 부정적인 태도는 여러 곳에서 확인이 됩니다. 

법률에는 어떻게 돼 있나?
현행법에서도 행정 통합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결정 사항은 주민투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민투표법은 8조에서 지방자치단체 폐지나 설치,나누거나 합치는 경우에도 주민투표의 실시를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지방자치법에는 지자체 통합 때 관계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민투표법에 따른 주민투표를 한 경우에는 의회 의견을 듣지 않아도 됩니다. 

법률로 시도민 전체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2가지 방법을 정해두고 있는 겁니다.

의회 의견으로 대체하면 되지 않을까?
주민 의견은 여론조사로 대체하고 의회 의견만 구하겠다는 건데 이것 역시 요식적 절차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현재 대구시의원 32명 가운데 민주당 1명을 제외한 31명 모두 국민의힘 소속입니다.

경북도의원은 59명 가운데 민주당 2명,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무소속 2명을 제외한 55명이 국민의힘 소속입니다. 

사실상 일당 체제입니다. 

같은 당 출신인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의 행정 통합 추진에 구색 갖추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굉장히 편의주의적인 발상입니다.지금 구성되어 있는 의회의 특성이나 이런 것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주 편리하게 그냥 일을 빨리 처리하겠다는 식으로"

주민 의견 수렴 없는 관 주도의 일방적 밀어붙이기로는 또다시 좌초할 것이란 지적을 받습니다.

김태일 전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 공동위원장 "시도민이 행정 통합을 통해서 어떤 부담을 지게 될지 또 어떤 이득을 보게 될지 무슨 기대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러한 사회적 합의 위에 일이 추진되어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 이게 사상누각이 되어 버립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전 대구·경북행정통합 공론화위원) "대구시민의 의견은 배제하고 행정이 독단적으로 가겠다라는 취지로 읽히고 그런 식으로 갔을 경우에는 무조건 저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구와 경북을 하나로 합치게 되면 통합의 긍정 효과와 함께 여러 부작용도 불가피합니다. 

지역과 연령,계층 등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주민 의견은 평소 불신하던 여론조사로 대체하고 장밋빛 전망만 쏟아내면서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는데요. 

정말 이렇게 해도 괜찮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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