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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하나 당 쓰레기 5톤.일회용 매장 무한 생성
팝업사이클링 아티스트 퍼니준 "'고물'이 '보물'이 되는 순간"
케이팝 기획사 팝업 쓰레기엔 무관심."방안 모색할 것"[데일리안 = 박정선 기자] 케이팝(K-POP) 팬덤은 일부 기획사가 ESG 경영의 일환으로 친환경 앨범을 제작하겠다고 선언하는 동시에 앨범 구매를 반복적으로 유도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해 왔다.앨범을 사면 따라오는 포토카드,랜덤카드 등은 물론 이벤트 응모권이 팬들의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결국 CD가 재활용 불가능한‘쓰레기’로 버려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이 사실상‘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의구심이 끊임없이 제기된다.팬덤이 집중하는‘음반’에 한정돼 친환경 종이를 사용하는 등의 행동에 그치면서다.특히 최근 케이팝 산업의 핵심 마케팅으로 꼽히는 팝업 스토어만 보더라도 재사용 불가능한 쓰레기가 무더기로 쏟아진다.
팝업스토어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은 사업장 일반폐기물로 구분된다.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사업장 폐기물은 약 4000t이 증가했는데,이중 사업장 일반폐기물은 절반이 넘는 약 2500t을 차지했다.사업장 일반폐기물이 증가한 데는 팝업스토어가 일조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팝업스토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대부분은 합판과 목재,폐벽돌,시트지 등으로 대개 재활용되지 않고 버려진다.일회용 매장이 무한 생성되는 양상이다.
퍼니준 작가는 폐기물을 새로운 재료로 활용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으로‘팝업사이클링’개념을 만들고 전시회를 기획했다.버려진 팝업스토어의 전시물을 지난 4월 6일부터 5월 5일까지 서울 돈의문박물관마을로 옮겨와‘포레스트’(FoRRest)라는 이름의 설치예술로 재탄생해 선보인 것이 그 결과물이다.최근에는 팝업스토어 사용 후 폐기되는 물품들의 업사이클링 AI 아티스트 그룹 아르뉴에(ARNA: Art of New Age)를 만들기도 했다.
그의 예술적 주재료가 폐기물인 탓에 팝업스토어 철거 현장을 찾아다니는 것이 일과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한다.퍼니준 작가는 “누군가에겐‘고물’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보물’이 된다는 말이 있다.전 버려진 것에서 다른 가능성을 본다”면서 “팝업 현장에 남겨진 쓰레기가 저에겐 보물과 같다.보통 브랜드마다 팝업 후 남은 자재를 보관하는 창고가 있는데,결국은 쓸모가 없어서 정리하는 시즌에 대행 업체를 써서 처분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팝 업계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한 엔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제작물에 아티스트의 초상 등이 활용되기 때문에 제작물을 다른 팝업스토어나 오프라인 이벤트 현장에서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하이브가 콘서트나 팬미팅,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사용한 폐현수막을 업사이클링 브랜드와 협업해 새로운 가치를 입은 머치로 제작하거나,SM엔터테인먼트가 아티스트의 무대 의상을 업사이클링한 티셔츠를 제작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다만 현재까지는 팝업스토어와 관련해 버려지는 쓰레기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곳은 사실상 전무하다.
익명을 요구한 케이팝 기획사 관계자는 “사실상 팬들에게 판매되는 MD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재는 버려진다”면서도 “자체 기획 팝업의 경우 내부적으로 용역을 쓰긴 하지만 철거 계약을 맺을 뿐 정확한 쓰레기의 양을 체크하거나,월드컵 각 조관심을 가진 적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그나마 일부 기획사는 “팝업스토어를 포함해 오프라인 이벤트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위치한 ㅎㄷ카페는 각종 기업홍보 팝업,아이돌 앨범 및 굿즈 판매 및 팝업 등을 다수 진행하면서도 가벽이나 바닥 등 추가적인 건축자재 활용을 최대한 활용하지 않는 방향을 고수한다.ㅎㄷ카페 이한국 이사는 “이미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기에 부족하지 않도록 바닥이나 벽면을 깨끗하게 만들어 놓은 상태다.환경적인 면과 결부해서 결국은 가벽 등 추가로 들어오는 자재들은 쓰레기가 되기 때문에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팝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니준 작가는 “팝업스토어가 자기의 색깔을 내기 위해서 공간이 가진 특성을 살리는 곳이 거의 없다.현재 팝업스토어에 있어서 공간은 그저‘박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이어 “사실상 가장 먼저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공간임에도,오히려 돈을 쓰고 결국엔 쓰레기가 될 자재를 활용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낸다.기획 단계에서 공간의 특성을 살리고,공간의 본질을 고민하는 것이 완벽한‘제로 웨이스트’(zero waste)까진 아니더라도,월드컵 각 조지금보다 확연히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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