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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공식 발표.김정은 초청 수락,9개월 만의 답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다.
크렘린궁은 17일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18~1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같은 시각 북한도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때 북한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했고,이를 수락한 푸틴 대통령이 9개월 만에 답방에 나서는 것이다.
북한이 2020년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한 이후 외국 정상을 맞이하는 것은 처음이다.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 7월 러시아 지도자로는 처음 북한을 찾아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회담하고 북-러 공동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집권 5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초청에 신속하게 답방하면서 최근 가까워진 양국 관계를 보여줬다.
러시아에 북한 전략적 중요성 커져."김정은의 승리"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북한과의 모든 무기 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북한은 크림반도를 포함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병합을 인정했으며,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산 고급 리무진을 선물하며 각별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의 만남에 있어 최대의 관심사는 북-러 간 군사협력이다.서방 매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무기를 북한이 지원하고,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인공위성 기술 지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양측의 군사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방북을 발표했다"라며 "푸틴 대통령을 환영할 나라가 그 어느 때보다 적기에 이번 만남은 김 위원장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레이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반대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북한의 위상을 높일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의 국내적 정당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있어 러시아가 경제적인 면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양측 협력이 늘어나면 북한에도 선택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도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러시아에 있어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재래식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북한의 능력을 부각한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러 군사협력 강화는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안보적 함의가 있다"라며 "북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되면서 북한이 서방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졸라북한의 해외 돈벌이를 막기 위한 제재에 구멍이 생긴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BBC는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남으로써 서방의 대러 제재를 피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쉽게 보여줄 수 있다"라고 내다왔다.
군사협력 강화 수준에 촉각.미 "우려할 흐름"
북한과 러시아가 관계 강화를 위한 새 조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양측은 1961년 옛 소련과 북한이 체결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에서 쌍방 중 한 곳이 공격을 당하면 자동으로 군사 개입한다는 내용을 넣었다가 1996년 한-러 수교로 폐기됐다.
북-러 관계에 정통한 러시아·CIS 연구소의 블라디미르 에브세예프는 일본 NHK에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측이 새로운 조약을 준비하는 프로세스를 개시할 수도 있다"라며 "경제 및 에너지 분야의 협력,졸라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도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은 지난달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지만,러시아와 협력하면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서 약 20건의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며 ""문서 작업이 진행 중이고,졸라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문서는 현재 세계 지정학적 상황과 러시아와 북한의 양자 관계 수준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몇 시간 안에 서명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두 정상은 경제,에너지,졸라교통,농업,지역 상호관계,안보 현안,국제 무대에서의 협력 등 여러 분야를 논의할 것"이라며 "확대 회담과 비공식 대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상하며 바쁜 일정이 준비됐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는 대변인을 통해 "북러 군사협력 강화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세계적인 비확산 체제 지지,러시아의 잔혹한 침략에 맞서 자유와 독립을 수호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지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려할 흐름"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북러 군사협력을 포함해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을 더 엄격하게 만들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포함해 미국이나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