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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장기화 우려…엔화값 38년만의 최저치
달러당 엔화값 170엔 전망 등장
원·달러에 영향 미쳐 1400원대 급등 가능성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달러당 엔화값이 저지선인 160엔을 넘어서져 3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일본이 긴축에 머뭇거리는 사이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지연되면서다.달러당 170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 경우 원·달러의 1400원 돌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한때 엔화 환율은 달러당 160.82엔까지 치솟으며 엔화 가치는 1986년 12월 이후 최저로 밀렸다.올해 들어 엔화는 달러 대비 14% 하락하며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엔화값 약세는 일본과 미국 간의 금리 격차 장기화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일본은행(BOJ)는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기존 0∼0.1%를 유지하고,국채 매입을 감액하기로 결정하기로 했지만,규모는 내달 회의서 결정하기로 하면서 긴축을 기대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은 조기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25일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런던의 한 행사에서 "금리인하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며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멈추거나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반등한다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의향이 여전히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은 앞서 열린 5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점도표의 연말 금리 전망 중간값을 연 5.1%로 제시했다.이에 따라 종전 3회 인하 전망은 연내 1회로 축소됐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9월 인하 전망도 한달 전 67%에서 현재 6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 움직임과 정치 리스크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재료다.최근 스위스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춘데 이어,영란은행의 8월 금리 예상도 높아졌다.이달 실시될 프랑스 조기 총선 결과에서 극우 내각이 출범도 유로화 추가 약세와 달러 강세를 유발할 수 있다.
엔화가치 하락에 원화값 약세 우려도 높아졌다.통상 원화는 엔화에 동조되는 흐름을 보이는데 최근에는 원화와 엔화 동조 현상이 더욱 짙어졌다.달러지수의 산정 시 비교 대상 통화에도 엔화가 포함되는 만큼 엔화 약세는 달러 강세를 유발해 다시 원화값 약세에 영향을 미친다.
엔·달러가 160엔을 넘어서자 달러지수는 106.88까지 뛰었다.이날 원·달러는 전일대비 5.7원 오른 1394.4원에 거래에 나섰다.달러지수는 유로화와 스위스프랑,일본 엔화.캐나다 달러,손가 역곡영국 파운드,스위스 크로나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다.
시장에서는 엔화값 추가 약세항 경우 원·달러 급등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미쓰이스미토모 DS자산운용과 미즈호 은행 등은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며 달러당 170엔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웰스파고는 일본 정부가 일단 165엔까지 버틸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일 재무장관 회의 직후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에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국내 요인이 아닌 외부 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추세를 돌리긴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와 엔화 동조화가 강해진 상황에서 엔화 가치 급락은 당연히 원화 가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1400원선에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엔화 추가 약세시 원·달러 1400원 안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엔화가 170엔까지 떨어지면 원·달러는 1400원을 넘기는 것은 당연하지만,그 전에 일본 정부가 개입이나 통화정책에 변화를 줘서 엔화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 수준에서는 당국의 개입 경계에 1400원 근처까지 오를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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