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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능 'H20' 美 규제 안받아
100만개 이상 공급 '새 수익원'
[서울경제]
엔비디아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중(對中)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국에서 120억 달러(약 16조 5000억 원) 상당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판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엔비디아가 미국의 규제를 벗어나도록 설계된 새 AI 반도체‘H20’을 올해 중국에 100만 개 이상 공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H20 칩 가격은 1만 2000달러(약 1650만 원)에서 1만 3000달러(약 1790만 원) 사이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엔비디아로서는 12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낼 수 있는 수익원을 확보하는 셈이다.
미국 시장 분석 기관인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1월로 끝난 2023 회계연도 기준 PC 게임용 그래픽반도체를 포함해 중국 사업 전체에서 나온 103억 달러(약 14조 2000억 원)를 뛰어넘는 수준이다.또 중국 업체 화웨이의 경쟁 제품인‘어센드 910B’전체 판매액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다만 H20 반도체가 예상보다 잘 팔린다고 하더라도 올해 엔비디아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H20은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로 막힌 대중 수출을 겨냥해 설계된 저성능 반도체다.바이든 행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성능인 엔비디아의 반도체가 중국으로 유입될 경우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것을 우려해 2022년부터 고성능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엔비디아는 2021년 기준 전체 매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 판매가 금지돼 매출에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올 5월 실적 발표에서 “중국 사업은 과거 수준보다 상당히 부진하다”며 “지금은 우리 기술에 대한 제한으로 인해 중국에서 경쟁이 훨씬 더 치열하다.중국 시장의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올해 초 모건스탠리와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H20 반도체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H100이나 H800 반도체에 비해 성능이 떨어짐에도 다량 출하되고 있으며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은 “H20의 서류상 기능이 화웨이의 910B보다 낮지만 실제로는 우수한 메모리 성능 덕분에 상당히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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