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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주차장 출입로 쪽 방지턱 있는 지점부터 과속 확인
"스키드마크 있다" 발표했다가 이후 "유류물" 정정
부상자 1명 늘어 총 16명 사상…가해자 조사는 아직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사고를 낸 운전자의 차량이 호텔 주차장 출입구에서부터 과속한 기록이 확인됐다.운전자 측은 '급발진'을 주장하며 차량 이상에 따른 과속과 역주행이 발생했다는 입장이다.경찰은 현재까지 확보한 주요 증거에 대한 정밀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로,러시아 월드컵 펠레운전자에 대한 조사는 부상 회복 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진행할 방침이다.
당초 사고 지점에서 '스키드 마크'(Skid mark)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경찰은 이후 유류물 흔적이었다고 정정했다.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3일 시청역 역주행 돌진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차량의 속도·급발진·제동장치 작동 여부 등에 대해 (사고) 차량을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정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 G80은 물론 추돌 피해 차량인 BMW·소나타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호텔 및 사고 현장 주변의 CCTV 영상 등 총 6점을 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했다.사고 전 G80의 액셀과 브레이크 작동 상황이 저장된 사고기록장치(EDR) 자료도 국과수에 보냈다.
국과수 정밀 분석에는 통상 1∼2개월이 소요된다.다만 이번에는 사상자 규모가 크고 사안이 중대한 만큼 분석 기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이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을 빠져 나오던 시점부터 과속한 것을 확인했다.다만,러시아 월드컵 펠레이 과속이 운전자 주장대로 급발진 등 차량 이상에 의한 것인지,운전자가 액셀을 밟아 속도를 올린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않았다.
정 과장은 "사고 차량이 호텔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나와 약간의 턱이 있는 출입구 쪽에서부터 과속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최고 속도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이어서 답변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EDR에 운전자가 액셀을 강하게 밟은 기록이 있는 지에 대해서도 정 과장은 "EDR 기록 등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국과수 분석 결과 등을 최종적으로 보고 말씀드리는 게 맞는다"고 했다.
G80 블랙박스에 운전자 차아무개(68)씨와 그의 아내인 동승자 B씨가 급발진이나 차량 이상,조작 미숙 등을 유추할 만한 대화를 나눴는 지에 대해서는 "수사 내용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초 "마지막 사고 지점과 정차 지점에서 스키드마크가 남아있는 것을 확보했다"고 밝혔는데,이후 착오가 있었다며 이를 정정했다.스키드마크는 자동차 타이어가 노면과 마찰하면서 생기는 흔적으로 운전자의 제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 단서다.
경찰 관계자는 "스키드마크가 아닌 부동액이나 엔진오일 냉각수가 흐르면 나오는 유류물 흔적이었다"며 앞선 발표 내용을 수정 공지했다.
경찰은 아직 가해 운전자 차씨에 대한 정식 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이날 오전 경찰은 서울대병원을 찾아 담당 의사로부터 차씨가 갈비뼈 골절로 인해 아직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한다.경찰은 차씨 상태가 호전되면 최대한 빨리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정 과장은 "피의자의 몸 상태가 호전되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차씨의 아내 A씨에 대해서는 한 차례 참고인 조사가 이뤄졌으며 수사 상황에 따라 추가 소환을 결정할 방침이다.정 과장은 "A씨가 '브레이크,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는 취지의 1차 진술을 했다"며 "피해 차량인 BMW와 소나타 차주도 조사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일각에서 사고 전 부부 간 다툼이 있었고 이로 인해 사고가 났다는 주장을 제기한 데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경찰은 지난 1일 밤 발생한 사고 관련 부상자를 1명 추가 확인해 총 7명이라고 밝혔다.이 부상자는 사고로 사망한 시청 공무원 2명과 함께 식사한 동료로 경상을 입었다.사망한 동료가 병원으로 후송될 때 동행해 현장 집계에서는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이번 사고의 사상자는 사망자 9명,부상자 7명으로 총 16명이 됐다.
차씨의 차량은 안전펜스에 먼저 부딪힌 후 보행자, 차량 2대 순서로 추돌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