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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의료공백으로 피주머니를 차고 조기 퇴원했습니다.이후 피와 고름이 계속 차 응급실에 갔는데 거기서도 제대로 처치를 못 받아 여전히 괴로워하고 있습니다.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 주최로 열린‘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에서 최승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부회장이 단상에 올라 “병원에 가면 전공의(인턴,토토 적중레지던트)가 그만둬 의사가 없다고 하니 환자들은 전전긍긍할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의사 집단행동 방지법 필요”
올 2월 전공의 병원 이탈로 시작된 의료공백이 5개월째 이어지자 견디다 못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거리로 나섰다.이날 집회에는 일반 시민을 포함해 400여 명이 모였는데 주최 측은 “아픈 환자와 보호자가 이렇게 많이 모인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5년째 중증·난치성 당뇨를 앓는 기나은 씨(40)는 배에 인슐린 펌프를 착용한 채 집회에 참석했다.기 씨는 “언제든 의료공백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다.병원을 떠난 의사들이 하루빨리 의료현장으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이란 희귀질환을 앓는 딸을 둔 김정애 씨(68)도 단상에 올라 “의정 갈등이 이어진 5개월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50년 같았다.딸이 치료를 제때 못 받아 저와 이별할까봐 내일이 오는 게 무섭고 두렵다”며 눈물을 흘렸다.이날 집회에선 “뇌종양 수술이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토토 적중“암 환자인데 의사가 없다고 병원에서 나가라고 했다” 등의 증언도 이어졌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무책임한 정부와 무자비한 의사들의 힘겨루기를 지켜보며 분노와 불안,토토 적중무기력에 빠졌다”며 “세브란스병원 등은 명분 없는 무기한 휴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또 정부에는 “대형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고 전공의 수련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라”고 했고,국회에는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도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중단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재발방지법을 제정해달라”고 촉구했다.필수의료 유지를 법적으로 의무화해 환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다.
국내 최대 병원인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이날부터 경증 질환 환자의 진료를 제한하고 중증·응급·희귀 난치성 질환에 집중하는‘진료 재조정’을 시작했다.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들은 “진료재조정을 통해 수술이 지난주 대비 29% 줄 것”이라고 했지만 병원 측은 “진료 감소율은 높지 않고 중증 질환 진료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큰 불편은 없었지만 환자 상당수는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유방암 수술을 받은 이모 씨(78)는 “앞으로 방사선 치료가 6번 남았는데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보건복지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아산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당초 예고한 전면 휴진이 아닌 중증·응급환자 중심 진료 재조정 입장을 밝힌 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다른 병원들도) 무기한 집단휴진 같은 극단적 방식은 중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의대 평가·인증을 담당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이사진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사로 편중된 이사회 구성의 다양화 등 정부가 요청한 사항들을 신속히 이행해 달라”고 의평원에 요청했다.의사단체에선 “대규모 증원으로 의대 교육의 질이 악화돼 의평원 인증 여부가 불확실해지자 친정부 성향으로 이사진을 꾸리고 인증 기준을 바꿔 부실 의사를 양산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의평원 이사회는 정부대표 1명을 포함해 22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 중 17명이 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