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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5시께 구로역 사고 사망자 발인
유족 오열…"몇 명이 죽었냐…너무 억울해"
공공운수노조 "참담…일어나면 안 될 일"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저렇게 보낼 애가 아닌데…너무 억울해요."
16일 오전 5시15분께 서울 고려대 구로병원장례식장.지난 9일 발생한 구로역 사고로 정모(32)씨를 잃은 유족이 마지막으로 그를 떠나보내며 이같이 말했다.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날 오전 5시께 시작한 발인식에 검은 옷을 입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관계자와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등 30여명이 빈소 안팎에 줄을 지었다.한문희 코레일 사장 등이 발인에 참석한 후 정씨 어머니가 울음을 터뜨리자 이들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거나 입을 틀어막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5시15분께 발인울 마치며 유족 중 한 명은 코레일 관계자의 가슴팍을 수차례 때렸다.오열하던 유족은 관계자에게 "몇 명이 죽었냐"며 "사지로 몰아가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윽고 오전 5시26분.정씨가 운구되기 시작하자 추모객 사이에서 "아이고"라는 탄식과 함께 울음이 전염되기 시작했다.
정씨 유족은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후 "아들을 어떻게 보내냐"며 한동안 울음을 토해냈다.오전 5시30분께 운구차가 빠져나가자 코레일 관계자와 추모객 일부는 담배를 피우며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4일부터 빈소 앞을 지킨 50대 후반의 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A씨는 내부에서 이번 사고를 두고 참담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일어나면 안 될 일이 벌어져 참담하다"며 "철도 현장의 노동 현장이 열악하다"고 했다.이어 "인력 충원도 안 해주고 위·수탁 계약이라 지원도 잘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구로역 사고로 숨진 윤모(32)씨에 대한 발인식은 앞서 지난 12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바 있다.당시 코레일 관계자는 "최대한 위로하고 예의를 갖추는 자리"라며 이 같은 의의로 발인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구로역 사고는 지난 9일 오전 2시20분께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강장에서 선로 점검 차량과 작업 차량이 부딪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 2명이 사망한 변이다.코레일에 따르면 당시 전차선 점검 및 보수작업 중이던 모터카 상부 작업대가 인근 선로를 지나던 다른 선로 점검차와 접촉해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코레일은 전날(15일) 유족 측에 사고 당시 현장을 기록한 모터카의 카메라는 없었다는 취지의 말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