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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사직' 처리는 최대한 피하려는 병원들…"정부 예상대로는 안 될 가능성 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100일째인 지난 5월 29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안성완 기자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사직 처리 확정 시한인 15일이 됐음에도 대구의료원을 제외한 대구지역 6개 수련병원(경북대병원,
데포르티보 페레이라영남대병원,
데포르티보 페레이라계명대동산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대구파티마병원)들은 사직서 처리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같은 상황이다.각 수련병원이 정부 방침에 따라 전공의들에 '최후통첩'을 했지만,전공의들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 응답 없는 전공의…병원들 "일단 기다려본다"
15일 매일신문 취재 결과 대구 6개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사직서 처리를 두고 내부에서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수련병원들은 이날까지 소속 전공의들에게 복귀 의사 여부를 계속 타진해 왔지만 6개 수련병원들에게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들은 한 명도 없었다.
A 수련병원 관계자는 "지금 전공의들에게 복귀 혹은 사직 여부를 물어보려 해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중으로 연락이 안 오면 보건복지부에는 '무응답'으로 보고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의 복귀가 이뤄지지 않자 대구지역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모집 신청 기한인 17일까지 기다려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B 수련병원 병원장은 "가급적 강제 사직 처리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사직 처리를 하게 되면 복귀 가능성도 사라지기 때문에 전공의는 물론 병원도 피해를 보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라며 "일단 17일 전까지는 계속 연락하고 의사를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C 수련병원 관계자는 "사직여부를 안 밝히고 있는 전공의들에 대해서 당장 강제 사직 처리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특히 17일까지 전공의들의 의사 타진 없더라도 강제 사직 처리는 안 하기로 결정했으며 추후에 대책을 마련해도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D 수련병원 관계자는 "병원장과 병원 임원진들이 15일 오후부터 회의를 하고 있지만 이날 바로 결론이 날 것 같지 않다"며 "설령 결론이 난다 하더라도 제자인 전공의를 보호하기 위해 바로 사직처리를 하지는 않는 분위기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 전공의들 요지부동…의료대란 장기화
이날 전국 의료계에 따르면 '빅5' 등 수도권 주요 수련병원에도 현재까지 복귀 또는 사직 의사를 밝혀 달라는 요청에 응답한 전공의들이 극소수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대규모 복귀 움직임 역시 감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시내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마감 시한을 정한 건 내년도 전문의 시험을 앞둔 '고연차' 전공의들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었고,이들 중 일부는 돌아올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인 분위기로 보아 전공의들이 현재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그런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비롯한 의사 단체들은 정부가 전공의 사직 여부를 파악해 달라고 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정부는 온갖 꼼수를 동원해 9월 전공의를 모집할 게 아니라,지금이라도 이를 중단하고 전공의들과 학생들의 뜻을 전적으로 수용해 달라"며 "그게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이 움직이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자 환자들 또한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최근 맹장염으로 종합병원에 입원한 E씨는 "처음에 대학병원에 갔다가 수술해 줄 의사가 없다고 해서 한참 헤매다 겨우 종합병원에 왔다"며 "대학병원에 수술할 의사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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