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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주변 수㎞ 매캐한 연기 뒤덮여
큰 불길 잡은 후 2층서 실종자 발견
한 총리 “장례 지원 소홀함 없도록”
경기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은 24일 자욱하게 번져 나가는 매캐한 연기와 이따금 터져 나오는 폭발음으로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불이 난 공장 외벽은 시커멓게 그을리고 열기를 못 이긴 자재들이 흉측하게 녹아내려 그야말로 폐허였다.공장 주변에는 진화 과정에서 떨어져 내린 크고 작은 부품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화재 연기는 반경 수㎞ 내의 공장과 주택 등을 모조리 뒤덮어 놓으며 현장에 가까워질수록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화재 현장 근처를 지나가는 인근 공장 근무자들은 물론 주민들도 연기에 최대한 덜 노출되기 위해 마스크를 쓰거나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총총히 발길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화재 현장에서 만난 인근 회사 관계자 A씨는 “근무하다가 밖에 뿌연 연기가 갑자기 자욱하게 퍼져 깜짝 놀라 황급히 뛰어나왔다”면서 “타는 냄새가 나고 불길이 하늘로 치솟기에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이따금‘펑’하는 폭음이 이어졌다.무더위와 회색 연기를 뚫고 소방관들은 사방에서 펌프차로 물줄기를 쏘아 올리며 화마와 사투를 벌였다.
소방 당국은 화재 진압 과정에서의 폭발 위험을 우려해 화재 현장으로부터 수m 떨어진 곳에 통제선을 설치하고 취재진의 진입을 막았다.소방 당국 관계자는 “화재 현장으로 추정되는 이 공장 3동 2층에만 3만5000개의 리튬 배터리가 보관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배터리가 연달아 터지고 있어 내부 진입은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실종자의 생사 여부는 시간이 갈수록 어두워졌다.소방 당국 관계자는 “실종자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위치추적을 진행한 결과 모두 화재 현장 인근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종자들이 모두 불길이 시작된 공장 3동 2층에서 작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해당 지점을 위주로 수색할 방침”이라고 했다.
큰 불길이 오후 3시10분쯤 잡히며 소방 당국은 즉시 내부 수색을 시작했고,프로야구 선수 일과3동 2층에서 일부 실종자를 찾아냈다.
수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장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찾아와 눈물을 쏟으며 발을 동동 굴렀다.화재 현장에 찾아온 B씨는 “40세인 남편이 정규직 생산팀 총책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프로야구 선수 일과화재 소식을 듣고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평소 남편이‘생산라인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휴대전화 신호가 잘 터지지 않는다’고 했던 터라 화재 피해를 당한 게 아닐지 정말 걱정된다”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다른 실종자 가족도 찾아와 바닥에 주저앉은 채 울음을 삼켰다.
불이 났을 당시 공장에서 급히 대피한 직원들도 인근에 대기하며 애타는 마음으로 실종자 발견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불이 난 3동 건물 1층에서 근무했다는 이모씨는 “2층에서는 완제품을 포장하는 단순 업무가 이뤄져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며 “부서는 달라도 마음을 함께하던 동료들인데 한시라도 빨리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란다”고 안타까워했다.
소방 당국은 수습된 시신을 화성송산장례문화원,프로야구 선수 일과화성장례문화원,유일병원,함백산추모공원,화성중앙종합병원 등 5개 영안실로 분산 이송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현장을 방문해 사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면서 장례 지원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당부했다.외교부에는 “사상자나 실종자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만큼 관련 국가 공관과도 협조 시스템을 즉시 구축·운영하라”고 지시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번 화재 사고와 관련해 광역수사단장을 본부장으로 한 130여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했다.또 피해자보호계 직원 25명을 투입해 사망자의 유족과 부상자를 일대일로 전담해 행정 절차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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