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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당시 3.3㎡당 449만 원
올해 1126만 원으로 인상 요구
여러 차례 협상에도 접점 못 찾아
조합 총회서 현대엔지니어링 해지
연말까지 새 시공사 선정 계획
부산시민공원 촉진4구역 재개발 사업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평(3.3㎡)당 1100만 원이 넘는 공사비를 요구(부산일보 5월 1일 자 1면 보도)하자 조합이 결국 시공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4개월 가까이 조합이 시공사 측에 적절한 선에서 합의를 보자고 요청했지만,에뮬시공사는 겨우 평당 30만 원을 감액할 수 있다는 입장만 내비쳤다.
13일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촉진4구역 재개발 조합(이하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10일 정기총회를 열고 시공사 계약 해지의 건을 통과시켰다.투표한 조합원 535명 가운데 481명(89.9%)이 시공사 계약 해지에 찬성했다.현대엔지니어링의 2.5배에 달하는 공사비 증액을 끝내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16년 6월 시공사 선정 당시 조합과 시공사가 체결한 도급 공사비는 평당 449만 원이었으나,에뮬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4월 이를 1126만 원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이에 따라 1551억 원 규모였던 전체 공사비는 5488억 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는 부산 지역 정비사업 평당 공사비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올 초까지만 해도 전국 최고가였던 서울 서초구 방배삼호 12·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평당 공사비인 1153만 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앞서 부산진구 범천1-1재개발 사업장도 현대건설이 539만 9000원이던 공사비를 926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해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조합 측은 여러 차례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 시공사와 적정선에서 협의를 보기 위해 노력했지만,에뮬시공사 측은 당초 1126만 원으로 제안했던 공사비 가운데 30만 원을 깎아 1096만 원까지 인하해 줄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당초 시공사의 요구대로면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84㎡(35.9평·하이엔드 미적용) 기준 조합원은 12억 원이 넘는 돈을 부담해야 한다.촉진4구역 조합원 다수가 3억 원 미만의 빌라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분담금은 8억~9억 원에 이른다.
한 조합원은 “시공사의 일방적인 횡포라고 밖에 볼 수 없다.전국 최고 수준의 공사비를 제안한 것부터 제대로 협상할 마음이 없던 것으로 풀이된다”며 “시공사의 황당한 요구에 줄다리기를 하며 보낸 허송세월은 조합원들의 금전적 손해로 고스란히 돌아온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이나 부산시에서 공사비 검증 업무를 수행하고는 있지만 실제 갈등이 빚어지는 사업장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시공사에서 비용 인상과 관련한 내용을 제출할 의무가 없는 데다,중재안이 만들어지더라도 법적 강제성이 없는 탓이다.
조합 측은 조만간 시공사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올 연말까지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부산의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 요구와 이로 인한 시공 계약 해지는 오롯이 조합의 손해로 돌아간다”며 “제대로 된 내역도 밝히지 않으면서 무리하게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시공사들의 이 같은 행태는 정비사업의 핵심 갈등으로 대두될 것이다.이를 견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법적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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