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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글로벌 시총 1위에 오른 건 지난달 18일이다.그러나‘세계 1위’는 단 하루에 그쳤다.19일부터 주가가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18일 이후 지난 1일까지 주가 하락으로 사라진 시총 규모는 무려 약 2900억달러다.원화로 환산하면 약 400조원 규모다.국내 시총 1위인 삼성전자(약 488조원)에 맞먹는 규모다.
일단 월가를 비롯해 국내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이런 흐름에 대해‘단기적 숨고르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인공지능 반도체가‘글로벌 산업 사이클의 역사적 변동’을 추동하는 매개체이며,그 중심에 엔비디아가 터 잡고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수년 전 열풍이 불었던 전기차 혁신과의 비교를 통해 이런 주장의 설명력을 끌어올린다.
최근 공개된 이베스트증권 보고서에 담긴 분석이 그 예다.이 증권사는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산업 사이클 측면에서 매력도 차이가 확연하다”고 말한다.전기차 산업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성장기에 진입한 뒤 불과 수년 만에 성숙기에 들어서며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이 됐다면 인공지능 산업은 이제 막 성장기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이제 청년기에 접어든 산업의 맹주를 겨냥해‘거품’을 우려하는 건 지나치다는 뜻이다.
주가 수준도 고평가 국면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2020~2022년 기간 테슬라의 주가 급등기에 견줘 엔비디아를 포함한 인공지능 관련 빅테크인 엠(M)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7개 빅테크 기업)의 주가수익배율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이다.엔비디아의 주가수익배율은 현재 33배다.12개월 뒤 예상 실적에 견준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주가 급등기 테슬라의 주가수익배율은 230배에 이르기도 했다.미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최근 엔비디아는 폭발적인 이익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주가수익배율은 주가급등기에 나타난 테슬라의 사례에 견줘 여전히 낮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시각에서 엔비디아의‘시총 1위 복귀는 시간문제’라는 주장도 있다.“엔비디아가 결국 글로벌 증시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것”(대신증권) “믿고 보는 엔비디아,모든 길은 엔비디아로 통한다”(미래에셋증권)와 같은 국내 증권사들이 펴낸 보고서 제목에서도 증권가의 낙관적 분위기가 물씬 묻어난다.키움증권은 엔비디아가 조만간 내놓을 차세대 인공지능칩‘블랙웰’에 주목하며 “인공지능 흐름이 학습형에서 추론형으로 넘어가면서 데이터센터용 칩 수요가 다시 한번 커질 전망이다.내년까지 블랙웰 초과 수요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액(지난 2~4월 230억달러)은 총매출액 대비 87%다.
하지만 “엔비디아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도 시장 한 켠에는 존재한다.2022년 말에 견줘 엔비디아 주가는 약 4.4배 뛰었는데,챔피언스리그 트로피 png그 수준이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당시 대장주 시스코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당시 시스코 주가 급등도 인터넷 혁명이 불러온 새로운 산업 사이클의 등장으로 해석됐으나 화려했던 시기는 오래가지 못했다.2002년에 실적이 빠른 속도로 악화하면서 시스코 주가는 현재까지도 버블기의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엔비디아도 앞으로 시장 독점력이 훼손되고 이 회사의 주된 고객사인 데이터센터 보유 기업들의 투자가 준다면 주가 상승 여력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엔비디아도 경기순환 사이클을 피하기는 어렵다.엔비디아의 과거 매출증가율을 보면 3~4년마다 한번씩 급격한 둔화 추세를 보였다”며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 자체는 더 빠르게 성장할 공산이 크지만,챔피언스리그 트로피 png경쟁 기업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엔비디아의 독점력은 약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설령 엔비디아의 공급 독점이 더 강화되는 경우에도 시장 수요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 엔비디아도 고평가 혐의를 벗을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