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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책 발맞춘 멜로니·폰데어라이엔···EU '여성동맹' 주목
"마크롱·숄츠 등 '정장 입은 남성들' 제치고 주도적 역할" 예상
[서울경제]
유럽의회 선거의 승자로 떠오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향후 어떻게 협력할지 전세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킹메이커'로 부상한 멜로니 총리와 연임을 목표로 하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연대를 취할지는 알 수 있지만 앞서 이민 정책 등에서 보조를 맞춰 온 만큼 향후 주요 의제를 놓고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유럽의 미래를 손에 쥔 두 여성이 예상 밖의 동맹 관계에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멜로니 총리는 우파 포퓰리스트 이단아로 EU의 여러 의제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고,포커스 뜻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도 보수인 독일 기독민주당 소속이자 유럽통합에 힘써온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키워낸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들 여성 지도자의 조합이 이질적인 면이 있다는 지적이다.그럼에도 "이들 사이의 놀라운 동맹관계는 더 강력한 이주민 정책과 EU의 인기 없는 환경 관련 법률을 누그러뜨리는 데에 이미 작동하고 있었다"고 더타임스는 짚었다.
실제 멜로니 총리는 2022년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찾은 이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주요 의제에서 보폭을 맞춰왔다.지난해 7월에는 멜로니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등이 함께 튀니지를 방문해 튀니지에 10억유로(약 1조4000억원)를 지원하는 대신 불법 이주민 출항을 단속하도록 한 '포괄적 파트너십 패키지'에 합의했다.
멜로니 총리는 집권 전까지만 해도 반이민,포커스 뜻반동성애,포커스 뜻반유럽통합 등 뚜렷한 극우성향을 나타내 EU 분열을 꾀할 것이라는 우려를 샀으나 취임 후에는 EU 회의론보다는 개혁에 중심을 두며 친유럽 행보를 보이고 있다.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민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환경정책에서는 늑대 보호 정책 완화를 추진하고 기후변화 목표 유연화를 시사하는 등 멜로니 총리 쪽에 다가섰다고 더타임스는 평가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또한 지난달 23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한 TV토론에서 "멜로니 총리는 분명한 친EU 인사이자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에 반대하며 법치주의를 지지한다"면서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강경 우파 이탈리아형제들(FdI)과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두 여성 지도자가 이번 선거에서 거둔 승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참패와 극명하게 대비된다.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르네상스당이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RN)에 더블스코어로 패하자 전격적으로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독일에서도 극우 독일대안당(AfD)이 역대 최고 득표율인 15.9%로 2위에 오른 데 비해 연정 지지율은 30% 수준까지 떨어져 연정 조기 붕괴 우려까지 나온다.
더타임스는 이번 유럽의회 선거 결과로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 등 정장을 입은 전통적인 남성 지도자들을 제치고 두 여성(멜로니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역할이 앞으로 몇주일 동안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려면서 "이들이 협력하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유럽 개혁을 위한 재편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중도우파 정치그룹 유럽국민당(EPP)과,포커스 뜻강경 우파 정치그룹 유럽보수와개혁(ECR) 일원인 멜로니 총리의 정당 FdI가 공식적으로 연대하게 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이런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마크롱 대통령은 2019년 폰데어라이엔이 EU 집행위원장이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이번 연임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포커스 뜻오히려 마리오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를 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번 선거 참패로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되면서 마크롱 대통령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지지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