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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극우 바람이 극우 돌풍 눌렀다…“최악의 시나리오 거부했다”
좌파 연합 182석·마크롱 범여권 168석·르펜 극우 143석
1위 과반 미달,절대 강자 없는 의회…정부 구성부터 교착·혼란 예상
프랑스 총선 결선이 마무리됐다.예상과 다르게 극우 정당은 고전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프랑스 총선 결선에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예상을 뒤엎고 극우 정당을 누르고 1당 자리를 차지했다.1차 투표에서 선두였던 극우 국민연합(RN)과 그 연대 세력은 3위로 밀려났고,참패가 예상됐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을 포함한 범여권은 2위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8일 프랑스 내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총선 결과 좌파 연합은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182석을 차지해 1당에 올랐다.1차 투표에서 참담한 성적을 냈던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이 168석을 얻어 2위였고,RN과 그 연대 세력은 143석에 그쳐 3위에 머물렀다.RN과 연대하지 않은 우파 공화당은 45석,기타 우파 15석,기타 좌파 13석,기타 중도 정당 6석,지역주의 세력 4석,기타 정당 1석 등으로 최종 집계됐다.
2차 투표 결과가 예상과 달리 나온 것은 1차 투표 이후 좌파 연합과 범여권에서 RN 후보의 당선 저지를 위해 대대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룬 결과라는 풀이가 나온다.투표율도 높았다.이날 최종 투표율은 66.6%로,2022년 총선 2차 투표 때보다 20.4%포인트 높았다.지난달 30일 1차 투표율(66.7%)과 비슷한 투표 참여율이다. 극우의 집권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데다 마크롱 대통령의 조기 총선 결정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이날 결선 투표 결과로 의회 권력 장악을 눈앞에 뒀던 RN은 다시 한 번 프랑스 정치권의 높은 벽에 부딪히게 됐다.총선 결과 원내 1당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 좌파 연합은 유권자들의 선택에 감사하며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강하게 밝혔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며 “좌파 연합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밝혔다.
NFP 소속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도 “오늘 저녁 프랑스는 RN이 집권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NFP가 우리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극우 정당이 1당에 오를 경우 반극우 시위를 예고하며 파리 중심가에 모였던 시민들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성을 질렀다.일부 유권자는 RN의 집권을 막아냈다는 데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은 전통에 따라 의회에서 전체 그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관례대로라면 마크롱 대통령은 1당을 차지한 좌파 연합 출신을 총리로 임명해야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좌파 연합 내 극좌 정당에는 권력을 맡길 수 없다고 누차 언급해 온 만큼 총리 임명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이날 총선으로 1당 자리를 좌파에 내주게 된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내일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할 것”이라고 밝혔다.다만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당분간은 직무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한 여권으로선 좌우 양측의 거대 세력에 끼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제대로 뒷받침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