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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찾은 환자들 "2월 전공의 파업 이어 엎친 데 덮친 격"
동네 병원 휴진 소극적…동참 병원 '불매' 움직임 확산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의료계 집단휴진이 본격화된 18일 서울시내 한 종합병원에 설치된 모니터에 진료지연 안내문구가 나오고 있다.2024.6.1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의료계 집단휴진이 본격화된 18일 서울시내 한 종합병원에 설치된 모니터에 진료지연 안내문구가 나오고 있다.2024.6.1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정윤미 남해인 김지완 김종훈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주도로 의료계 집단 휴진이 진행되자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에서 진료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참여한 의대 교수들이 많지 않아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환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동네의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문을 닫은 병원이 극소수에 그쳐 '진료 대란'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의료파업에 화가 난 환자들은 휴진에 동참한 병원 명단을 공유하며 불매운동에 나서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 서울대병원,강인경 월드컵17일부터 집단 휴진…타 상급대학병원도 연차 등 집단행동 조짐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에서 만난 신 모 씨(76)는 "올해 초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예약이 취소되고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았는데,그 병원에서 준 약을 먹고 탈이 났다"며 "다시 예약을 잡았는데 그마저도 갑자기 일주일 뒤로 미뤄져 겁난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찾았다는 유 모 씨(54)는 "어제 다른 병원에서 검사 및 내용 판독이 가능한 의료진이 없다는 이유로 진료가 취소됐는데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길까 불안하다"며 "암 환자 등은 예약만 1~2년이 걸리는데 그런 분들마저 지연되면 어떡하나"고 하소연했다.

<뉴스1>이 세브란스병원,강인경 월드컵서울성모병원 등 서울 주요 병원을 돌아본 결과 현장 의료 공백으로 인한 큰 문제는 감지되지 않았다.다만 환자들은 이날 휴진이 의협 회원인 교수들이 개인 연차를 내는 등 한정적으로 이뤄진 점,강인경 월드컵이들 대형 대학병원이 6월 말~7월 초 집단 휴진을 예고한 점 등을 언급하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환자들은 이번 집단 휴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데 가장 큰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을 찾은 50대 여성 임 모 씨는 "저를 담당하는 교수님은 진료하시니 다행"이라면서도 "전공의 파업 때문에 하루가 급한 협심증 치료가 미뤄졌다가 겨우 수술을 받았는데 그때는 걱정이 많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1층에서 진료를 기다리던 김 모 씨(가명·53)는 "1박2일 입원해서 항암 치료를 받으면 훨씬 편하게 주사를 맞을 수 있지만 (전공의 파업 이후엔) 불가능해서 너무 힘들었다"며 "전공의 파업 후엔 수술 인력이 없어서 신규 환자도 안 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무기한 집단 휴진까지 겹치니 교수 면담 및 향후 치료에도 지장이 갈 것 같다"고 걱정했다.

백혈병 정기 진료를 받기 위해 감염내과를 찾은 A 씨(45)는 "백혈병 환자에겐 골수 이식이 가장 중요한데 대기가 어마어마하게 길어졌다고 한다.전공의가 없어서 새로 받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들었다"며 "신규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의료계 집단 휴진한 18일 전남 나주의 한 이비인후과가 휴진으로 인해 불이 꺼져 있는 모습.2024.6.18/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의료계 집단 휴진한 18일 전남 나주의 한 이비인후과가 휴진으로 인해 불이 꺼져 있는 모습.2024.6.18/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 동네 병·의원들 참여 소극적…"계속 쉬어라" 온라인에선 명단 공유도

동네 병원의 경우 우려했던 집단 휴진 사태는 없었다.개인사업자인 개원의들 입장에서 휴진에 동참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특히 지역 기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휴진 병원에 대해 '불매' 운동을 예고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개원 병원 중 진료를 쉬겠다고 한 곳은 총 3만6371개 의료기관(의원급 중 치과 및 한의원 제외,강인경 월드컵일부 병원급 포함) 중 4.02%에 그쳤다.

강서구 소재 한 정형외과 관계자는 "최근 대학병원 휴진으로 외래 환자 자체도 평소보다 2배 정도 늘었다"며 "환자들 불편하지 않아야 하고 또 직원들 월급 주고 하려면 정상 진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네 생활 정보를 활발하게 공유하는 지역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 "오늘 쉬는 병원 많은가요" "OO 소아과 문 여나요" "XX 이비인후과 휴진,△△은 1시까지 진료" 등 글이 속속 올라왔다.

충북 청주시 한 지역 맘카페에선 "주민들이 으름장을 놔야 병원들도 휴진 못 한다"며 "동탄 주민들은 불매운동을 선포했다고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이후 이날 휴진하기로 했던 일대의 한 동네의원은 오전만 진료한다고 입장을 급선회했다.

다른 누리꾼은 '누가 6월 18일 휴진 병원과 의사 리스트 좀 만들어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갑자기 방문했다가 곤란을 겪으면 안 된다"며 "지역별,병원·의사별로 리스트업을 하거나 보건복지부에서 공식적으로 보도자료를 올려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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