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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부 팔린‘피와 뼈’영화로도
재일 한인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작품들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재일교포 2세 작가 양석일(88)씨가 29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고(故) 최양일 감독이 만든 기타노 다케시 주연의 영화‘피와 뼈’(2004)의 원작 소설가.마이니치 신문은‘피와 뼈’에 대해 “자신의 뿌리와 기억을 극한까지 파고들어,제주경마30년대부터 전후(戰後)에 걸친 시기 오사카를 무대로 신화적이라 할 이야기 세계를 창출했다”고 평했다.
오사카로 이주한 제주 출신 집안에서 1936년 태어났다.젊은 시절 인쇄 사업에 실패한 뒤 빚을 지고 전국을 떠돌다 우연히 헨리 밀러의‘남회귀선’을 읽고 “벼락이 치는 듯한 충격”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약 10년간 도쿄에서 택시기사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택시 광조곡(狂躁曲)’을 1981년 펴내며 소설가로 데뷔했다.이 소설은 1993년 최양일 감독이‘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로 영화화해 크게 흥행했고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피와 뼈’(1998)는 자신의 아버지를 모델로 식민지 시기 일본에서 살아가는 폭력적이고 괴물 같은 재일 조선인 이야기를 그려 센세이션을 일으켰고,제주경마야마모토 슈고로상을 받았으며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태국을 배경으로 아동 인신매매·매춘 실상을 해부한‘어둠의 아이들’(2002)도 일본의 대표적 사회파 감독 사카모토 준지가 2008년 영화화했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빼앗긴 삶을 사실적으로 고발한 소설‘다시 오는 봄’을 썼을 땐 극우 세력의 테러 위협을 받기도 했다.일본에서‘피와 뼈’는 100만 부‘어둠의 아이들’은 40만 부 넘게 판매됐다.
2010년 방한 때 그는 “일본에선 시바 료타료처럼 권력을 대변하는 영웅 이야기가 소설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제주경마작가라면 모름지기 약한 자,제주경마억압받는 자의 편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