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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 합법화의 길②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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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 합법화의 길이 험난한 이유는 '안전성' 때문이다.많은 사람이 '바늘'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더 큰 문제는 '염료'다.바늘로 인한 감염 위험은 시술자의 적절한 관리로 크게 줄일 수 있고,현재 타투이스트들은 여러 협회와 기관을 통해 자체적으로 안전·위생 교육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하지만 염료는 아직도 중금속이 든 것들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지난 2015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문신 유해 사례를 소개한 국내외 10개 연구 논문을 분석한 결과,문신 유해사례의 주요 요인은 '염료'였다.연구가 나온 지 9년이 지났지만,아직도 중금속 염료는 유통되고 있다.

안전 기준 위반 문신용 염료,로또 1등 없으면인체 위해성 커
본지는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실을 통해 환경부로부터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적발된 문신용 염료 안전 기준 위반 목록을 입수했다.4년간 적발된 염료의 개수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2020년 9개,2021년 29개,2022년 33개로 지속 증가하다가 2023년 22개로 소폭 감소했다.안전 기준 시험 분석 결과를 살펴보니 니켈,구리,비소,납 등 중금속이 들어 있는 경우가 상당수였다.특히 니켈 검출률이 높았는데,니켈 화합물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분류한 1군 발암물질로 염료에 미량도 들어가면 안 되는 함유 금지 물질이다.우리나라는 문신용 염료의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 기준을 ▲함유 금지 물질(37개) ▲함유 금지 색명(35개) ▲함량 제한 물질(10개)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2023년에는 o-아니시딘,디콜로로벤지딘 등의 유독 물질이 함유된 제품도 적발됐다.o-아니시딘은 피부를 통해 신체 흡수될 수 있는 물질로,혈액에 영향을 줘 빈혈을 유발한다.디콜로로벤지딘은 노출될 수 있는 노동 현장에서 사용할 때 사전에 노동부 장관 허가를 받아야 할 정도로 유독한 화학물질인데,방광암 위험을 높이고 피부 색소 침착을 유발한다.

중앙대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문신용 염료에서 확인된 중금속은 피부에 들어가면 알레르기접촉피부염,자극접촉피부염,육아종,색소침착,감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앞선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에서도 가장 많은 문신용 염료 유해 사례는 육아종,알레르기 반응 등 면역질환으로 파악됐다.분당서울대 피부과 김동현 교수는 "최근 문신 경험자에서 악성 림프종 발생률이 높은 정황이 보여 정확한 역학 조사와 기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문신용 염료의 색소 입자에 부착된 물질이 림프절에 침착되고 대사돼 면역학적 자극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023년 적발된 문신용 염료 안전기준 위반 목록./사진=이주영 의원실
2023년 적발된 문신용 염료 안전기준 위반 목록./사진=이주영 의원실

문신용 염료 피해,로또 1등 없으면국가는 모른다?
아직 문신용 염료로 얼마나 피해를 보고 있는지 정확히 산출할 방법이 없다.문신용 염료의 '품목 구분'과 '코드'가 없기 때문이다.이주영 의원실을 통해 한국소비자원과 관세청에 위해 정보 접수 현황과 불법 적발 현황을 요청했을 때,두 곳은 비슷한 전제를 붙였다.한국소비자원에서는 “문신에 대한 품목 구분이 없어 '문신'과 '타투'로 조회해 위해 정보 접수 현황 자료를 작성했다”고 밝혔다.그래서인지 접수 사례가 2017년부터 지난 5월까지 총 150건이 넘지 않는다.관세청은 “문신용 염료의 용도에 따른 품목 코드(HS 코드)가 특정되지 않아 불법 적발 현황의 통계 산출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품목 코드는 국제 통일 상품 분류 체계에 따라 정해지고,4년마다 세계관세기구(WCO) HS위원회에서 신설한다.어느 나라에서 얼마나 들어오는지 확인할 수 없다면,구체적인 방지책을 세우는 것도 불가능하다.현재는 함유 금지 물품이 들어간 불법 염료가 어디서 많이 들어오는지 사후 적발제로만 확인할 수 있다.관세청은 품목 코드가 없는 대로,신고될 가능성이 있는 품목 코드 중 두 가지 ▲제3304.20-9000호(눈화장용 제품류) ▲제3304.99-2000호(메이크업용 제품류)를 '국민 생활 밀접 집중 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이 지정도 지난 4월 이뤄졌다.국내 피해를 명확히 산출할 대책이 필요하다.이주영 의원은 "타투에 대한 합법화를 논의하기에 앞서 문신용 염료의 유통과 사용에 대한 안전성 여부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금속 범벅 문신용 염료,개인 통해 외국서 들어와
현재 인체 위해성이 큰 문신용 염료는 외국에서,특히 개인을 통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적발된 문신용 염료 안전 기준 위반 목록을 보면 2020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조된 제품이 대다수였다.최근으로 올수록 수입 제품이 많아졌는데,2022년부터는 위반 목록 중 수입 제품이 절반을 넘었다.주 수입국은 미국,러시아였다.

문신용 염료에 관해 연구를 해왔던 세명대 한의예과 박정수 교수는 "문신용 염료와 문신 도구는 직구로 구입이 가능해 개인이 들여오기 쉽다고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염료는 최근 환경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업무가 이관돼,'위생용품'으로 관리되고 있고,수입 업자는 들여오기 전 안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우리나라에선 문신용 염료를 제조·수입하려는 사람은 '화학제품안전법' 제10조에 따라 지정된 시험·검사 기관에서 안전기준 적합 여부를 받고,한국 환경산업기술원에 신고해야 한다.박정수 교수는 "미국 FDA에서는 문신 잉크를 화장품으로,문신 내에 포함되는 안료는 색조 첨가물로 관리하는데,화장품이라서 사전 허가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염료 자가 검사 번호’확인을
한편,소비자는 타투를 받는다면 염료를 확인해야 안전하다.먼저 자가 검사 번호를 부여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자가 검사 번호를 받은 잉크는‘중금속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과‘무균 상태’라는 안전 검사를 마친 것이다.의료인 타투이스트 빈센트의원 조명신 원장은 "자가 검사 번호를 받은 잉크라도 뚜껑을 열어놓고 사용하거나 용기가 망가진 잉크라면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잉크 속 멸균을 위한 알코올이 이미 날아갔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자가 검사 번호를 부여받은 잉크여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시술받을 부위에 잉크를 묻힌 바늘을 찔러본 뒤 2주간 지켜보고 타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특히 다른 식품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소독 방법도 중요한데,소독은 마르면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알코올이 날아간 뒤 시술을 시작해야 한다.알코올 솜은 지그재그로 문지르면 안 되고,바깥에 있는 균이 시술 부위로 들어오지 않도록 중심 부위에서 나선 원을 바깥으로 그리며 문질러야 한다.시술 부위 밖 2~3cm 이상까지 소독솜을 문질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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