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엔화 더 추락 日 소비재·여행수요 폭증 한국 무역 경쟁력 밀리며 수출 회복세에 찬물 우려
엔화와 달러화 [사진 = 연합뉴스]미일 금리 격차에‘슈퍼 엔저’현상이 심해지면서 잘 나가던 한국 수출이 복병을 만났다.미국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강달러 독주가 계속되고 있는데,원화값보다 엔화값 낙폭이 더 커지면서다.슈퍼엔저가 상반기 한국 수출액을 75억달러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한국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일본 제품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슈퍼 엔저는 수출만 아니라 투자·소비 지형도 바꾸고 있다.원화 구매력이 높이지며 일본산 소비재 인기가 치솟았고,현지 여행수요가 늘며 엔화 환전 수요가 폭증했다.싼값에 현지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흐름도 크게 강해졌다.수출·관광 부문에서 일본과 경쟁이 심한 산업에 대한 지원이 시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00엔당 원화값은 855.56원(오후 3시30분 기준)을 기록해 2008년 1월 10일(855.47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원화 대비 엔화값이 16년만에 최저치라는 얘기다.엔화값은 이번달에 달러에 대해서도 37년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특히 우려되는 지점은 수출이다.매일경제 의뢰로 한국경제인협회가 2005년부터 올해까지 분기별 달러당 엔화가치 변화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몬디알엔화값이 1%포인트 하락할 때 한국의 수출금액 증가율은 0.53%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분석 모델에 적용한 결과 엔저로 인해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74억8000만달러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원화값보다 엔화값 추락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엔저 요인이 없었다면 3423억달러를 올릴 수 있었던 수출액이 3348억달러로 줄어든 셈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한국과 일본은 수출 경쟁에서 경합도가 높기 때문에 엔저가 지속되면 우리 기업이 대미수출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엔저는 한국 기업 수출 경쟁력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투자세액공제를 강화하고,몬디알R&D 투자와 특허를 비롯한 산업 혁신 부문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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