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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디즈니 본사 허락 없이
국내업체가 삽화저작 등록 2020년 홍콩 디즈니랜드에서 만화 주인공 미니와 미키마우스가 방문객들과 함께 걷고 있다.홍콩=AP 연합뉴스 
1980년대 국내 출간돼 당시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디즈니 그림 명작'이 더이상 '디즈니'란 명칭을 쓸 수 없고,출판과 판매도 할 수 없게 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도킹텐트서울중앙지법 민사62부(부장 이현석)는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국내 콘텐츠업체 디즈니엔터프라이즈 등을 상대로 낸 상호 사용 금지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28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재판부는 "피고들은 △Disney △디즈니 △디즈니 로고 등을 포함하는 표지를 상호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판은 국내업체 디즈니엔터프라이즈가 원작자(월트디즈니컴퍼니) 허가 없이 2021년 11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디즈니 그림 명작' 전집의 삽화 부분 저작권을 등록하면서 시작됐다.해당 저작권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다른 피고 업체인 브이렉스로 넘어갔는데,도킹텐트이들은 언론에 디즈니 캐릭터를 이용한 대체불가토큰(NTF)를 발행한다면서 홍보했다.이에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지난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이 사건 표지를 직원 명함,도킹텐트트위터 계정 게시물,도킹텐트블로그 게시물 등에 표시하고 있다"면서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들은 피고들이 마치 월트디즈니코리아의 계열사거나 사용에 관한 허락을 받은 것처럼 오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이어 "월트디즈니코리아를 포함한 계열회사들의 이 사건 표지를 이용한 영업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영업인 NFT 등에 사용할 계획을 밝히고 홍보해 식별력과 명성을 손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고 회사들은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를 상대로 저작권자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맞서기도 했다.'디즈니 그림 명작 전집' 삽화 부분에 대한 저작권자를 확인해달라는 취지였지만,도킹텐트법원은 이 역시 물리쳤다.재판부는 이 삽화 부분에 대해 "미국에서 1970~1980년대 출판된 'Disney Art Classics'라는 도서 전집의 삽화에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해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한 것이라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디즈니 그림 명작'은 1980년대 당시 대형 출판사인 계몽사가 월트디즈니와 계약해 출간한 60권짜리 그림책 전집이다.디즈니의 캐릭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꼬마돼지 삼형제' '잠자는 공주' 등 60개의 이야기를 묶었다.그러나 계몽사의 전직 대표 A씨가 계몽사 재직 시절 자신이 공동대표로 있는 또 다른 출판사에 '디즈니 그림 명작'의 저작권을 넘긴 혐의(업무상 배임·횡령 등)로 기소되며 저작권 논란이 불거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