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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최태원(63)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선고한 재판부가 판결문을 수정했다.최 회장의 재산의 핵심인 SK㈜ 주식 가치 상승 과정에서 최 회장의 기여분을 355배로 계산한 것을 35.6배로 고쳤다.최 회장측은 재판의 결과를 바꾸는‘치명적 오류’라며 상고심에서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부장 김시철·김옥곤·이동현)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총액 4조 115억원의 35%인 1조 3808억원을 현금으로 분할하라고 판결했다.위자료는 20억원으로 산정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2심 재판부는 재판 당사자인 최 회장과 노 관장 측에 판결경정결정정본을 송달했다.판결의 경정이란 판결에 잘못된 계산,월드컵 참가국 48개국기재 등이 있을 때 법원이 직권 또는 당사자 신청에 따라 수정하는 것을 말한다.
2심 재판부는 판결문 중 1998년 대한텔레콤(SK C&C) 주당 가치를 100원으로 적은 것을 1000원으로 수정하고,이에 따라 최 회장이 대한텔레콤 주가 상승에 기여한 부분도 355배에서 35.6배로 고친 것으로 고쳤다.해당 부분은 이날 오전 최 회장측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치명적 오류’라고 지적한 부분이다.
최 회장측 법률대리인인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2심 판결문에서 재산분할 대상이 된 SK㈜ 주식 가치 산식에 “심각한 오류가 확인됐다.(2심 재판부는) SK㈜ 주가 상승에 최종현 선대회장의 기여도는 작고,월드컵 참가국 48개국오롯이 최태원 회장의 기여라고 판단했다”며 “사건의 핵심인 SK㈜ 주식이 분할 대상이 되는 부부공동재산인지,아니면 최 회장이 물려받은 고유재산인지 판단하는 기본적인 전제로 분할 비율 결정에도 핵심”이라고 말했다.
대한텔레콤 주식은 현재 최 회장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SK㈜ 주식의 모태다.최 회장은 1994년 대한텔레콤 주식 70만주를 인수했다.대한텔레콤은 1998년 SK C&C로 사명을 바꾸고 2009년 11월 상장했으며,2015년 (구)SK를 합병하고 사명을 SK㈜로 바꿨다.
2심 재판부는 대한텔레콤(SK C&C)의 주당 가치를 ▷1994년 11월 최 회장의 대한텔레콤 취득 당시 8원 ▷1998년 5월 13일 최 전 선대회장 별세 직전 100원 ▷2009년 11월 SK C&C 상장 당시 3만 5650원 등 3개의 시점으로 구분했다.
최 회장측은 이같은 2심 재판부의 주당 가치 산정이 2007년과 2009년 이뤄진 액면분할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2007년 1대 20,2009년 1대 2.5 비율로 액면분할을 거치면서 최초 액면가액에서 50분의 1 비율로 축소됐다.이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1994년 11월 최 회장의 대한텔레콤 취득 당시 8원 ▷1998년 5월 13일 최 전 선대회장 별세 직전 1000원 ▷2009년 11월 SK C&C 상장 당시 3만 5650원이 대한텔레콤의 적정 주당 가치라는 것이 최 회장측의 주장이다.
최 회장측은 1994년 8원→1998년 1000원→2009년 3만 5650원으로 상승하는 과정에서 최 전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도를 다시 따져야한다는 입장이다.1994년부터 1998년까지를 1단계로 1998년부터 2009년까지를 2단계로 나누면,1단계는 최 전 선대회장의 경영이 2단계는 최 회장의 경영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논리다.
최 회장측은 SK㈜의 주가 상승에 노 전 관장의 기여가 인정돼 재산분할 대상이 된만큼,최 회장의 기여도 변화는 재산분할 액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실제 판결경정에 따라 최 전 선대회장의 기여도는 12.5배에서 125배로 늘어나고,월드컵 참가국 48개국최 회장의 기여도는 355배에서 35.6배로 줄었다.
통상 판결경정은 재판의 결과나 실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재된 내용을 수정하는 것이다.하지만 최 회장측은 주가 산정 오류는 재산 분할과 재판 전체의 전제가 되는 것으로 판결 경정이 아닌 상고심을 통해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최 회장측 법률대리인단은 판결경정결정정본 송달 이후 입장문을 통해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 경정은 원심 판결에 오류가 있다는 것으로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본 사안은 판결 경정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판례”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판결문은)최 회장의 기여가 훨씬 높기 때문에 노 관장의 내조 기여가 높아 분할 비율을 높게 정했다는 취지로 설명한다.따라서 해당 오류는 판단의 전제가 된 중요한 상항에 영향을 미친 오류로 경정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회장은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SK의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서 이뤄졌거나 제6공화국의 후광으로 사업을 키워왔다는 판결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SK그룹 구성원 모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돼 이를 바로잡고자 상고를 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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