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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례 동안 반복되는‘자본력’문제… “행정력 낭비·시장 혼선”
불투명한 상황인데 규제 완화해주고 낙관한 정부
정통부,후보자격 취소 절차… 스테이지엑스,법적대응 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7일부터 5G 28GHz 주파수 사업권을 따낸 스테이지엑스의 후보 자격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청문 주재는 송도영 법무법인 비트 변호사가 맡았다.송 변호사는 2시간의 청문 절차가 진행된 후 기자들을 만나 "변호사뿐 아니라 기업 측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충분히 많이 들었다.예상하는 시간보다 훨씬 오래 다들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고 밝혔다.7월 중 결론이 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가 문제삼은 대목은 크게 3가지다.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자본금 2050억 원을 필요 서류 제출 기한인 5월7일까지 확보하지 못했고 △실제 주주 구성과 주주별 주식 소유 비율이 주파수 할당 신청서와 다르며 △주주들의 자본금 납입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것은 자격 취소 요건에 해당한다고 봤다.이에 과기정통부는 지난 15일 스테이지엑스의 후보 자격 취소 절차 추진을 공식화했다.
과기정통부가 스테이지엑스 후보 자격을 취소한다고 해도 진통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스테이지엑스가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스테이지엑스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후보 자격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후보 자격이 취소될 경우 법이 허락하는 모든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했다.
스테이지엑스는 과기정통부의 후보자격 취소 사유에 대해 △자본금은 5월7일이 아닌 주파수 할당 결정이 내려진 이후 납입해야 하며 △자본 조달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주주의 주식 소유 비율은 신청서와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스테이지엑스는 "과기정통부의 판단을 믿고,6개월 동안 신규 사무실 계약,임직원 채용 등 막대한 예산을 집행해 왔다"며 "합당한 이유 없이 (후보 자격을) 취소하면 주주사,제조사 및 관련 협력사들은 막대한 매몰비용을 떠안게 되며 제4이통사를 출범시키고자 했던 정부의 노력 또한 허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이어 스테이지엑스는 "선정이 취소될 경우 집행정지 신청 등 법이 허락하는 모든 권리를 행사해 정당한 법적 지위를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월 과기정통부가 제4이통사 주파수 경매를 마쳤을 때부터 예고됐다.제4이통사가 시장에 안착하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대기업이 자리 잡은 통신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본력이 관건이다.
정훈 청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 4월 변재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4~5년 안에 1조 원의 투자는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LG유플러스(당시 LG텔레콤)는 1996년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5년 동안 설비투자에 2조4000억여 원을 사용했으며,디스크가입자 유치를 위해 1조5000억여 원을 투입했다.신한투자증권·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야놀자·NH투자증권 등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의 확보 자금은 8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과기정통부는 우려 속에서도 2019년 기간통신사업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등 요건을 완화하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과기정통부는 지난 2월5일 개최한 제4이통사 백브리핑에서 '기간통신사업 진입규제가 등록제로 변경되면서 사업자 재정능력을 검증할 기회가 없었다'는 취재진 지적에 "허가제를 유지하면서 신규사업자 선정에 7번 실패했다.과점 체계를 해소하기 위해 등록제로 변경한 것"이라며 "스테이지엑스가 책임지고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해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특히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검증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을 약속하는 등 청사진을 제시했다.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검증을 끝내지 않은 상황에서 '4000억 원의 정책자금 지원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으며,지난 3월 스테이지엑스 지원을 통해 통신시장의 요금·품질·마케팅 경쟁 활성화를 추진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 과방위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스테이지엑스 투자자는 물론 경쟁에 나섰다가 탈락한 세종텔레콤도 혼란을 겪었다"며 "정부의 판단 착오였고,디스크정책 실패로 행정력이 낭비는 물론 시장 혼선이 생겼다"고 지적했다.이 관계자는 "정부가 통신비 인하 대책 중 하나로 제4이통사를 밀고 나갔는데,왜 앞뒤 없이 일을 진행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칠전팔기 안 통하는 제4이통사… 문제는 모두 '자본력'
정부는 2010년 이후 통신3사의 과점시장을 깨기 위해 7번의 제4이통사 출범 시도를 해왔다.하지만 모두 주요 주주 재무 상태,디스크자금 조달 계획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6차례 제4이통사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모두 '자금 조달 능력 미비'가 이유였다.2011년 3차 시도 당시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현대그룹이 중도 포기했다.2015년 7차 시도 때는 세종텔레콤·퀀텀모바일·K모바일 등이 후보에 올랐으나 모두 기준 미달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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