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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와 재발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는 환자 단체 회원들
"어떤 일이 있어도 아픈 사람에 대한 의료 공급이 중단돼서는 안 되며 의료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신호를 줘서 불안을 조성해서도 안됩니다.필요할 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전공의들의 이탈에서 시작된 의료공백 사태가 넉 달 넘게 이어지면서도 끝이 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직접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한국환자단체연합회,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는 오늘(4일) 오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를 열고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라고 의료계와 정부를 향해 외쳤습니다.
이들 단체는 집회에서 "환자와 환자 가족,그리고 국민은 무책임한 정부와 무자비한 전공의·의대 교수의 힘겨루기를 지켜보며 분노와 불안,무기력에 빠졌다"며 "한 몸 건사하기도 벅찬 수많은 아픈 사람들,지금도 병실에,수술실에,병원 복도에,진료실에 머물고 있을 수많은 다른 사람들을 대신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전공의·의대 교수의 갈등이 136일째를 맞았다"며 "이 날씨에 우리를 이 자리에 서게 만든 정부와 전공의·의대 교수는 지금 이순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물었습니다.
주최 측은 오늘 집회에 1천 명이 참여한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회원들이 질병을 짊어지고 있는 환자나 그 보호자인 만큼 환자단체가 이렇게 대규모로 집회를 여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특히나 이렇게 대규모의 환자 집회는 전례를 찾기 힘듭니다.
환자단체들은 그동안은 주로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과의 간담회나 기자회견을 통해 의견을 밝혔었습니다.
그런데도 직접 거리에 나선 것은 지난 5월 말 법원의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리고 정부가 내년도 정원을 확정했는데도,의대 교수들의 집단휴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중단했지만,세브란스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진행 중이고 서울아산병원은 오늘부터 '진료 재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집단행동에 돌입했습니다.
고려의대 소속 병원,몽펠리에 소양충북대병원도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반복되는 의정 갈등에서 매번 백기를 든 정부를 경험한 의사 사회가 여전히 진료권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힘을 과시하고 있다"며 "아픈 사람에게 피해와 불안을 강요하는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행태를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환자단체들은 "특히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제자를 지켜야 한다'며 환자에게 등을 돌릴 때 깊이 상심할 수밖에 없었다"며 "'환자보다 제자 먼저'라는 내 식구 챙기기 마음은 어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정부와 전공의,의대 교수들은 수련병원의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전공의는 힘든 수련 과정을 기회의 비용으로 받아들였을 것이고,선배 의사들은 나도 그런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의사들은 환자들을 향해 '정부 탓을 해야지 왜 의사 탓을 하냐'며 날을 세웠고,몽펠리에 소양정부는 의대증원 찬성 여론을 앞세워 환자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전공의들을 밀어붙였다"며 양측 모두를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에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고 전공의 수련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며,국회를 향해서는 "의료인 집단행동 시에도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한시도 중단 없이 제공되도록 관련 법률을 입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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