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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가 갈등으로 납품 전면중단
쿠팡이 먼저 “화해” 제안한 듯
햇반-비비고 만두-스팸 등 판매
내달말 대부분 상품으로 확대납품가를 두고 갈등을 벌이던 식품업계 1위 기업 CJ제일제당과 이커머스 1위 쿠팡이 다시 손을 잡았다.2022년 말 햇반을 시작으로 CJ제일제당이 쿠팡에 납품을 전면 중단한 이른바‘햇반 대첩’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습이 거센 가운데 멤버십 가격 인상을 단행한 쿠팡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먼저 화해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여파로 쿠팡의 시장 장악력이 커질 것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은 재입점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CJ제일제당과 쿠팡은 이날부터 햇반,스완지 시티 대 사우샘프턴비비고 만두·김치,스완지 시티 대 사우샘프턴스팸,스완지 시티 대 사우샘프턴고메 피자 등 CJ제일제당의 인기 제품을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판매한다고 밝혔다.로켓배송 판매 제품은 순차적으로 늘어 다음 달 말이면 CJ제일제당 주요 브랜드의 대부분 상품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앞서 2022년 말 CJ제일제당은 쿠팡과 납품가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쿠팡에 납품을 중단했다.지난해 7월엔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에 “CJ올리브영이 중소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이커머스 입점을 방해했다”고 신고하면서 CJ그룹과 쿠팡의 관계는 악화됐다.CJ제일제당은 이마트·SSG닷컴·G마켓 등 신세계 유통 3사와 첫 공동 기획 상품을 내놓고 네이버 쇼핑에 입점하는 등‘반(反)쿠팡’전선을 형성했다.특히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스완지 시티 대 사우샘프턴컬리에 입점하는 등 쿠팡의 라이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늘렸다.
하지만 두 기업은 갈등이 길어질수록 자신이 입는 상처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쿠팡은 공정위의 과징금을 선반영한 탓이긴 하지만 2분기(4∼6월)에 8개 분기 만에 손실을 냈다.또 이달 7일부터 기존 회원들의 멤버십 요금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하며 유료 회원 이탈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대형 브랜드 입점을 통한 제품 경쟁력 확대 필요성이 절실해진 이유다.CJ제일제당 입장에선 2분기 해외에서 선전한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월간 이용자 수가 3000만 명이 넘는 쿠팡을 더 이상 외면하기 힘든 상황에 놓인 것이다.
두 회사의 화해 무드는 3월 쿠팡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서 시작됐다는 해석도 있다.손경식 CJ 회장은 당시 강한승 쿠팡 대표의 초청을 받아 해당 경기를 관람했다.
유통업계에선 쿠팡이 또다시 CJ제일제당에 납품가 인하를 압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CJ제일제당이 쿠팡과 재계약하면서 과거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입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쿠팡은‘불공정 거래’비판 여론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1월 LG생활건강도 4년 9개월 만에 로켓배송을 재개하며 쿠팡과의 해묵은 문제를 푼 바 있다.한편 일각에선 대형 업체들의 이 같은 기싸움 탓에 소비자들만 혼란을 겪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