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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급차.[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구급차.[사진 출처 = 연합뉴스]집에서 피 흘리며 쓰러진 아내를 방치하고 테니스를 치러 외출한 60대 남편이 법정에서 “가정폭력으로 엮이기 싫어서 그랬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다.

9일 인천지법 형사9단독 강태호 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유기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63)씨의 변호인은 유기 사실은 인정했지만 치상 혐의는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해자 자녀들의 주장은 이 사건 당시 폭행이 있었다는 취지인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이 집 밖으로 나간 것은 오전 8시였고 그 이후 오후 6시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어느 시점에 (피해자가) 사고를 당하거나 뇌출혈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 판사는 “법리를 제대로 검토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출혈이 있는 상태에서 발견됐고 그 상태에서 치료를 못 받게 해서 악화가 된 게 치상죄가 인정될지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때리거나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할지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기죄와 유기치상죄 중 어떤 혐의를 적용하는지가 큰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부연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생년월일과 주거지 등을 확인하는 강 판사의 인정신문에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증거조사 등을 진행하는 A씨의 2차 공판은 다음 달 28일 오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해 5월 9일 오후 6시 12분께 인천시 강화군 자택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50대 아내 B씨를 방치해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테니스를 치러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집에 들렀다가 쓰러진 아내를 보고는 사진을 찍어 의붓딸에게 보낸 뒤 곧바로 외출했다.

당시 B씨는 외상성 경막하 출혈(뇌출혈)로 화장실 바닥에 쓰러진 채 피를 흘리고 있었으며 딸의 신고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예전에도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적이 있다”며 “아내하고 그런 일로 더 엮이기 싫어서 그냥 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그는 과거에 3차례 가정폭력 사건으로 경찰에 형사 입건됐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공소권 없음’처분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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