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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60장짜리 채택…"불필요하게 길고 이익집단 요구 반영돼"
내부 반발 우려해 전당대회 일주일 전 비공개로 내용 결정 방침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과 다름없는 공화당의 정강·정책을 간소화하려 한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수지 와일스와 크리스 라시비타는 공화당 정강·정책위원회에 보낸 메모에서 "미국인에 대한 우리의 정책 공약이 명확하고 간결하며 소화하기 쉽도록" 이런 방침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불필요하게 장황한 논문을 발행하면 우리 적이 유권자들에게 가짜뉴스와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연료가 많아질 뿐"이라며 "미국의 미래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원칙적이며 대중적인 비전에 부합하는 간결한 정강·정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기존 정강·정책이 불필요하게 길고,이익 집단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바람에 공화당과 대선 후보를 민주당의 공격에 노출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강·정책은 정치,외교,구름 도트경제,교육 등 주요 의제에 대한 당의 지향점과 정책 입장을 설명하는 문건으로,사실상 대선 공약이나 다름없다.

공화당이 2016년에 채택한 정강·정책은 60장에 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내용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2016년 정강·정책을 그대로 다시 채택했다.

이번에는 정강·정책을 그 절반으로 줄일 가능성이 있는데,구름 도트이 문건에 자기들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온 공화당 활동가들과 일부 보수주의자들이 반발할 수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예를 들어 낙태 반대론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낙태에 대한 당의 공식 입장을 희석하거나 기존 문구를 삭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강·정책은 공화당이 트럼프 이후에도 계속 추진할 장기 목표를 설정하는 도구인데 트럼프 캠프가 그 의미를 가볍게 여긴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공화당은 정강·정책을 둘러싼 내부 분란이 노출되지 않도록 전당대회 일주일 전에 밀워키에서 정강·정책위원회 회의를 비공개로 개최할 계획이다.

이는 전례를 깨는 것으로,당의 정강·정책위원회 회의는 적어도 1984년부터 TV로 중계됐다고 NYT는 지적했다.

와일스와 라시비타 위원장은 회의를 비공개로 하면 "공공 정책을 우리의 명료하고 솔직한 목표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하는 특별 이익 집단들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메모는 다음 달 15∼18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27일 발송됐다.

밀워키에서 공화당원들은 정강·정책을 먼저 투표하고 이후 전당대회를 개최해 대선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이 올해 정강·정책에 어떤 내용을 넣을지 확실하지 않지만 2016년 정강·정책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현 입장과 반대되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정강·정책에는 임신 20주 이후에는 낙태를 연방법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는 각 주(州)에 맡길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공화당은 2016년 정강·정책에 "동유럽에서 무력으로 강요된 어떤 영토 변경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문구를 넣었지만,트럼프 전 대통령은 종전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포기하도록 압박할 것임을 시사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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