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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도로가 복잡해서 길을 잘 못 드는 차들이 꽤 있어요."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발생한 역주행 사고로 9명이 숨진 가운데 해당 사고가 벌어진 일방통행 도로에서 때때로 역주행 차량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3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A씨(68)가 운전한 제네시스 차량은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지하주차장을 나오면서 가속을 시작했다.A씨는 우회전만 가능한 호텔 정문에서 직진해 세종대로18길로 들어섰고 약 200여m를 질주한 후 사고를 냈다.
세종대로18길은 4개 차로가 모두 일방통행인 도로다.웨스틴조선 호텔 지하주차장을 나와 정문에 들어서면 도로에 좌회전 금지 표시가 돼 있다.맞은편 세종대로18길 입구에는 '진입금지' 표시판이 있다.
호텔 인근 건물 관리자나 소상공인들은 때때로 해당 일방통행 도로에 진입하는 역주행 차량이 있다고 말했다.맞은편 빌딩 관리소장 A씨는 "여기 도로가 희한하다"며 "반대편에서 짐을 싣고 나오면 우리 건물로 바로 못 들어오니 돌아서 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가 일방통행이라 아예 신호등도 없다"며 "좌회전도 안 되는건데 (차들이) 돌아가기가 싫어서 그런건지 길을 몰라서 그런지 좌회전하는 차량이 심심찮게 보인다"고 했다.이어 "일방통행이라 진입 금지만 써 있고 신호가 없어서 그런가 싶다"며 "도로가 복잡해 그런지 길을 잘 못드는 차들이 꽤 보인다"고 했다.
이 빌딩을 관리하는 경비원 B씨는 "가끔 우회전으로 세종대로18길로 들어오는 운전자가 있다"며 "우리가 들어오면 안 된다고 막 소리를 질러주면 다시 빠져나간다"고 했다.그러면서도 "아예 쭉 들어와서 끝까지 간 차량은 지금까지 8년을 근무하면서 거의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근처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C씨는 "플라자 호텔 쪽에서 세종대로18길로 우회전으로 들어오는 건 안 되는데 가끔 '어어' 하면서 들어오는 차량을 본다"면서 "A씨처럼 아예 처음부터 역주행으로 쭉 들어온 차량을 본 적은 없다"고 했다.
사고 당일 세종대로18길에 주차된 버스가 가해차량 운전자를 헷갈리게 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A씨는 "그때 여기 경찰버스가 여러대 주차돼 있었다"며 "차량이 역주행 방향으로 서 있더라"고 했다.이어 "혹시 운전기사가 그거 보고 잘못 들어가지 않았을까 한다"며 "급발진은 아니고 빨리 빠져 나가야겠다고 판단한 것 같기도 한다"고 했다.
가해자 A씨는 경기 안산 소재 여객운송업체 소속 기사로 근무 중이다.버스 운전기사 경력 5년을 포함해 운전경력이 40년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경찰은 사고 당시 가해차량에 동승한 A씨 아내 B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경찰 관계자는 "B씨가 '브레이크가 안 들은 것 같다'는 취지로 1차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 급발진이나 운전 과실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 담겼냐"는 취재진 질문에 "수사 내용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자는 지난 1일 오후 9시26분쯤 서울 조선호텔에서 나와 역주행을 하며 안전펜스,두오링고보행자들을 충돌한 뒤 BMW 차량과 소나타 차량을 연달아 충돌했다.
2일 기준 사상자는 총 16명이다.사망자는 9명,부상자는 7명이다.사망자는 모두 남성으로 △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 등이다.사망자 중에는 시청 직원 2명,두오링고은행원 4명,두오링고병원 직원 3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이번 사고로 차량 두 대와 가드레일 등이 파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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