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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결정
2012년 합헌결정 뒤집어‘적용 중지’… 내년 말까지 국회가 법 개정해야
‘먼 친척 재산범죄는 고소해야 재판’…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 합헌 결정
부모가 자녀의 재산을 가로채도 가족이란 이유로 처벌하지 않는 형법상‘친족상도례’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1953년 형법 제정 이후 71년 만이다.
헌재는 2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친족상도례를 규정한 형법 328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이날부터 이 조항은 적용이 중지되며 2025년 12월 31일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해야 한다.앞서 헌재는 2012년 친족상도례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는데 12년 만에 판단을 바꾼 것이다.
다만 헌재는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동거가족을 제외한 먼 친척이 저지른 재산 범죄는 고소가 있어야 재판에 넘길 수 있도록 한 형법 328조 2항에 대해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형법 328조 1항은 직계혈족,6월 9일 야구배우자,6월 9일 야구동거친족,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 재산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강도·손괴죄를 제외한 모든 재산 범죄가 대상이어서 피해가 아무리 크더라도,예를 들어 부모나 자식이 상대방에게 저질렀다면 처벌할 수 없었다.
헌재는 친족 간 재산 범죄는 처벌 면제 등 특례가 필요하다는 입법 취지는 인정했다.그러나 획일적으로 형을 면제하는 판결을 선고토록 해 피해자가 재판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문제로 봤다.헌재는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할 경우 가족 구성원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시켜 본래 제도적 취지와는 어긋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입법 재량을 명백히 일탈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한 것으로서 형사 피해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친족상도례가 악용돼 재산 범죄를 당한 장애인,미성년자,노인 등의 피해가 제대로 복구되지 않는 상황도 헌법불합치 결정의 이유로 들었다.
1953년 형법 제정 때 도입된 친족상도례 조항을 두고 핵가족 등으로 변화한 가족 관계와 달라진 시대상에 지나치게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특히 방송인 박수홍 씨와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가족의 범죄 의혹으로 고통을 겪으면서 국민적 관심도 커졌다.박수홍 씨의 친형이 박 씨의 출연료와 기획사 자금 등 62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박 씨의 아버지는 검찰 조사에서 “(횡령한) 재산을 내가 관리했다”고 주장하면서 친족상도례를 악용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박 이사장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 사문서 위조 혐의로 아버지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홍 씨를 대리하는 노종언 변호사는 이날 “가족의 의미에 대한 국민 상식과 법 감정,시대변화를 반영한 결정”이라며 “가족 간에는 은밀하고 죄의식 없이 횡령 등 재산 범죄가 발생해도 친족상도례라는 낡은 악습으로 피해 복구가 어려웠는데 이번 헌재 결정으로 피해 구제의 길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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