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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조건부 승인'
루프트한자,ITA 지분 41% 4천722억원에 매입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3일(현지시간) 독일 항공그룹 루프트한자의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 이타(ITA)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고 AFP,복권 디시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집행위는 이날 성명에서 "루프트한자와 이탈리아 경제재정부가 제출한 시정조치안을 완전히 이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인수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ITA는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이번 계약이 없었다면 독립 항공사로서 ITA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은 매우 불확실한 상태로 남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이번 계약으로 시장 경쟁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는 루프트한자와 이탈리아 당국이 시정조치안을 제출해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루프트한자와 이탈리아 정부는 유나이티드항공(미국)·에어캐나다(캐나다)와 대서양 횡단 합작노선에 ITA를 2년간 투입하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밀라노 리나테 공항의 40개 슬롯(항공기 이·착륙 횟수)은 저가항공사 이지젯(영국)·볼로테아(스페인)에 넘기기로 했다.
베스타게르 부집행위원장은 "루프트한자와 이탈리아 경제재정부가 제안한 시정조치안은 모든 관련 노선에 충분한 수준의 경쟁이 유지되도록 함으로써 경쟁 제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르스텐 슈포어 루프트한자 최고경영자(CEO)는 "ITA와 루프트한자,복권 디시특히 이탈리아로 오가는 모든 승객에게 좋은 소식"이라며 "이번 결정은 유럽의 항공이 글로벌 경쟁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 역시 EU 집행위의 결정을 환영했다.
잔카를로 조르제티 경제재정부 장관은 "이 긍정적인 결론은 진정한 성공"이라며 "이탈리아의 큰 성공이자 독일의 큰 성공이며 유럽의 큰 성공"이라고 말했다.
독일 쾰른에 본사를 둔 루프트한자는 오스트리아항공·브뤼셀항공·스위스항공·유로윙스 등을 거느린 유럽 최대 항공그룹이다.
루프트한자는 지난 5월 이탈리아 경제재정부의 ITA 지분 41%를 3억2천500만유로(약 4천722억원)에 매입하기로 합의하고 2033년까지 나머지 지분 59%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ITA는 지난 75년 동안 이탈리아를 대표했던 국영 항공사 알리탈리아가 2021년 파산하자 이탈리아 정부가 설립한 국영 항공사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수합병이 최종 성사될 경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국가부채 감축 노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로마 EPA=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안토티노 투리키 ITA 회장(왼쪽),잔카를로 조르제티 이탈리아 경제재정부 장관(가운데),카르스텐 슈포어 루프트한자 CEO(오른쪽)가 기자회견을 열고 루프트한자-ITA 인수합병을 발표하고 있다.2024.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