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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산재보험법‘임신 중 노동자’만‘태아산재’적용
“아빠가 너와 함께 살기 위해 노력했다 말해주고파”
4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룩셈부르크 리그근로복지공단은 지난 3일 삼성전자 천안사업장 엘시디(LCD) 생산공정(현 삼성디스플레이) 등에서 근무했던 남성노동자 정아무개(42)가 자신의 아들이 앓고 있는 선천성 질병에 대한 요양급여 신청에 대해 “업무 관련성은 인정되지만‘임신 중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부득이 불승인 처리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2004년부터 2년 동안 삼성전자 엘시디(LCD) 사업부 탕정캠퍼스에서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했고,룩셈부르크 리그아내의 아이 임신을 전후해서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에서 박막트랜지스터(TFT) 자동광학검사 설비 유지·보수 엔지니어로 일했다.2008년 5월 태어난 아들은 눈·귀·심장 등에 유전성 기형이 나타나는‘차지증후군’진단을 받았다.정씨의 아들은 왼쪽 눈과 귀에 장애가 생겼고,발달도 또래보다 느린 상황이다.
공단은 정씨가 과거 맡았던 업무와 아들의 질병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다.아빠‘태아 산재’의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공단 서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전자산업종사 남성의 2세에서 선천성 기형 및 선천성 기형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과 노동자의 과거 근무 시기,룩셈부르크 리그근무라인을 고려하면 근로자의 독성물질 노출이 현재 역학조사의 기준보다 더 높았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녀의 차지증후군은 노동자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봤다.
그럼에도 자녀의 치료를 위한 요양급여 신청이 승인되지 못한 것은 산재보험법의 미비 때문이다.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개정 산재보험법은 “임신 중인 노동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인자의 취급이나 노출로 인하여,출산한 자녀에게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그 자녀가 사망한 경우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고 규정한다.이에 따라 간호사 자녀의 선천성 뇌 기형 질환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등 엄마 노동자의‘태아 산재’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그러나 아빠는‘임신 중인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아 정씨처럼 불승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다.
반올림은 이날 성명을 내어 “노동자 본인의 산재,어머니 태아산재,아버지 태아산재는 모두 업무로 인해 건강을 잃었다는 본질에서는 다른 점이 없는데도 아버지 태아산재만 배제하고 차별하고 있다”며 “아버지 태아산재도 산재보험이 적용되도록 산재보험법을 개정하라”고 22대 국회에 요구했다.
정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산재 신청할 때만 해도 엄청 비관적이었는데,업무상 관련성은 인정받아 긍정적”이라며 “이제 산 하나를 넘었다.법 개정이라는 다음 산이 남았는데,아빠 태아산재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태아산재가 인정되는 것은 결국 (아이의 장애가) 내 잘못이라는 얘기겠지만,아빠가 너와 함께 살기 위해서 이렇게 노력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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